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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산 김선식

2017년 05월 19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문경전통찻사발축제가 한창일 무렵 문경읍을 찾았다. 도로가에 산뜻한 새 건물이 눈에 띄었다. 그곳 이 층에 도자기 상설 전시장이 들어섰다. 문경읍 갈평마을에서 관음요(觀音窯)를 운영하는 미산 김선식 도예가가 전시장을 새롭게 단장하고 오픈한 것이다.

“도자기는 농사와 같습니다.”

늘 그가 하는 말이다. 농사가 비록 보잘 것 없다지만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일인 것처럼 도자기 또한,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진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흙 빚기를 농부가 벼를 돌보듯이 한다면, 그의 도자기도 한 여름의 햇빛과 비에 잘 여문 이삭처럼 분명 알찰 터이다.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예가문의 후손이다. 그래서 그가 빚는 청화백자는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는 옛 것을 고집하지만 않는다. 비록 그의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포도 문양을 그릇에 그려내고 있지만, 그만의 연꽃문양을 그리는 일을 잊지 않는다.

뿐만 아니다. 도자기 요철 부분에 황토를 덧발라 대나무 잎 모양을 낸 ‘관음댓잎도자기’는 그로 하여금 도자기 부분 명인에 선정되는 역할을 하였다. 그는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늘 머물지 않는 바람이고 싶어 한다.

“이 도자기는 새끼줄 문양을 하고 있어요.”

전시장에 진열된 백자 화병이다. 목 부분을 감은 검은색 끈을 아래로 늘어뜨려 화병의 밑 부분에서 둥글게 만 상태로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이 문양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보물 제1060호 백자철화승문병의 그것과 유사하다. 일명 끈무늬 병이라고도 하는데 현대에 이르러 넥타이 병이라고도 한다.

그는 어떻게 이 문양을 자신의 도자기에 그려내려고 마음을 내었을까. 처음 이 끈무늬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 도자기의 흰 바탕에 검은 색 끈이 한 선으로 흘러내려 둥글게 말린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독창적이면서 현대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문양을 새롭게 다양한 그릇에 재현하였다. 15세기 백자 화병 이후 단절된 문양이 그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최근에는 포도그림에 금(金)을 입힌 금채 항아리로 도자기 애호가들의 탄성을 받았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옛 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고 했다. 법고창신(法古創新) 또한 옛 것을 본받아 새롭게 창조한다는 의미다. 이렇듯 늘 새로움을 만들어 앞으로 나아가지만, 그의 바탕은 옛 것이다.

“도자기도 10년 주기로 변화합니다. 그래서 변화는 필수입니다. 그러나 전통방식의 뿌리가 있어야 계승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가 도자기의 전통을 고집하면서도 이처럼 유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의 성품과도 관련이 있는 듯하다.

그가 빚는 도자기는 맑다. 그리고 밝다. 그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모든 예술 작품의 바탕은 결국 사람이라는 명제를 믿게 된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좋은 도자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것은 깨끗한 마음이다.’라고 했다.

살펴보면, 늘 남에게 베풀고 사람을 좋아했던 선친의 가르침이 지금의 그를 받치고 있는 지렛대가 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도자 만드는 일을 농사에 비유하며 사람을 이롭게 하는 고단한 흙 빚기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리라.

그는 대한민국 문화예술부분 신지식이면서 도자기부분 명인 그리고 경상북도 지정 최고 장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사람들은 그가 우리 문경, 아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예가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제 그의 작품들이 도자기의 고장 문경읍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바람이 소식을 전해왔다. 다가오는 5월21일, 서울 강남구 서초동 소재 한전 아트센터에서 그가 물로 빚어 불에 달구어 환원변조(還元變造)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작품들이 첫 서울 나들이 초대전(招待展)을 연다고 한다.

찻사발축제 이후 문경전통도자에 대한 아쉬움을 다시 그의 전시로 달랠 수 있겠다. 5월29일까지이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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