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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아회(蓮花雅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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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07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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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아침 출근길이었다. 주말에 내린 비 때문인지 출근길이 상쾌하였다. 반재이길을 지나면서 무심결에 벚나무를 보았다. 눈에 들어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다시 보았다. 벚꽃이었다. 지난 주말 맺혀있던 꽃망울들이 기어코 터져버렸다. 겨우내 마른 나뭇가지 안에서 이때를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었을 꽃들이 봄날의 볕에 스스로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벚꽃만이 아니다. 가장 먼저 꽃을 피운 것은 산수유였다. 뒷마당 창문을 열면 낯선 듯 당황하게 마주하는 꽃이다.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파스텔처럼 피어나는 산수유꽃은 그 경계만큼 몽롱한 모습이다. 그러고 보면 가장 먼저 피는 꽃색은 노랑이다. 그래서 한겨울 높은 산의 양지바른 곳에 피어 있는 노란 복수초(福壽草)꽃은 경이롭다.
이렇듯 봄에 가장 일찍 피는 꽃색이 하양도 아니고 빨강도 아닌 노랑이라는 사실은 어떤 의미일까. 겨울을 지난 사람들에게 단조로운 하양이나 화려한 빨강보다 노랑은 어쩌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줄 듯하다. 진달래보다 개나리가 먼저인 것도 같은 의미일지 모르겠다.
마당엔 앵두꽃이 한참이다. 튤립도 활짝 피었다. 매화가 핀 것은 이미 훨씬 전이다. 성당 마당에는 목련이 청초한 모습을 드러내어 피어나고 있다.
그러나, 봄꽃은 이제 시작이다. 그 절정에 벚꽃이 있지만 벚꽃이 지기까지 봄날은 결코 짧지 않다. 그 사이 산과 들은 꽃으로 일색을 이루며 사람들을 기다린다. 그 화려함과 장엄함은 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꽃의 낙화는 쓸쓸하다. 일찍이 부안의 기생 매창(梅窓)은 이화우(梨花雨)라는 그의 시에서 봄날 배꽃의 정경을 이렇게 읊었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메.’
매창의 시로써 유일한 한글시조인 이 시에서 배꽃의 하얀 낙화는 연인과의 아득한 이별이었다. 그래서 꽃의 낙화에는 개화(開花)만큼의 감상(感傷)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봄은 기쁘고 즐겁다. 그래서 봄날에는 꽃의 수만큼 많은 모임들이 있다.
특히, 옛사람들은 좋은 사람들과의 아름답고 소중한 만남을 아회(雅會)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그림을 그려 남기기도 하였다. 그림에는 그날 모인 사람들의 글씨를 받아 소중하게 보관하였다.
그러고 보면 꽃은 봄에만 피는 것은 아니다. 비록 매창이 이화우에서 배꽃의 낙화를 연인과의 아득한 이별이라고 하였지만 꽃은 봄여름 없이 피어나고 있다. 봄꽃 가운데 가장 늦게 피는 이팝나무와 석류꽃이 지고 나면 자귀꽃과 능소화가 피어난다. 이 때쯤이면 연꽃도 피어나게 된다.
지금, 우리 지역의 이름난 명소인 주암정에도 벚꽃이 피고 있다. 그리고 봄이 지나면 주암 연못에 연꽃이 가득히 핀다. 그때에, 이곳은 주암(舟巖)과 연꽃이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이 장관을 이루게 된다. 언젠가부터 이곳에서 음악회를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마침, 문경문화원(원장 현한근) 주관으로 연꽃 피는 즈음에 주암정에서 음악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의 아름다운 모임’, ‘주암정 연화아회(蓮花雅會)’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옛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아회라는 이름으로 마음에 담았듯이, 연화아회 또한 소중한 지역민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려는 소중한 뜻이 담겨져 있다.
봄이 왔다. 그리고 곧 봄날은 간다. 그러나 낙담하지 마시라. 연꽃 피는 6월의 어느 날, 음악과 차, 그리고 시와 함께하는 연화아회가 봄날 낙화의 아득했던 아쉬움을 충분히 어루만져 줄 것이다.
향원익청(香遠益淸)이라고 했다. 그날만은 연꽃의 향기에 취해도 좋을 듯하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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