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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실 그리고 도실재 너머 -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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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28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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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산북면 읍실마을은 마을만으로 완성되지 못한다.
마을 뒷산은 굴봉산이고 그곳을 넘어 다니는 고개를 도실재라고 부른다. 도실재 너머에는 15만평에 달하는 넓은 분지가 있다. 그리고 분지 아래 자연습지가 펼쳐져 있다. 학문용어로 돌리네(Doline) 습지라고 한다.
산이 사방으로 막혀 갈 곳이 마땅찮은 마을 사람들에게 도실재는 또 다른 세상과의 통로였다. 그래서 재 너머 펼쳐진 이 넓은 분지를 보며 ‘도실재 너머 스것바닥’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나이든 분들이 스것바닥이라고 했는데, 소 혓바닥 모양으로 넓게 생겼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하늘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에서 오미자농장을 운영하는 임상배씨의 말이다.
사방이 산으로 막힌 이곳 사람들은 재 너머 분지가 오죽이나 넓어 보였으면 그런 표현을 했을까마는 지금은 세계적인 희귀습지라는 사실이 밝혀져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마을 뒤 가파른 고갯길을 올라 도실재에 올랐다. 그 재 아래에 넓은 분지가 펼쳐져 있다. 분지 위쪽에는 오미자 등이 심겨 있는 밭이 있고 아래쪽에는 갈대와 같은 수변식물이 무성하였다. 더 아래에는 물구덩이가 여럿 있다. 습지였다.
돌리네는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용해돼 침식되어 지표면에 형성된 접시 모양으로 움푹 팬 웅덩이를 일컫는 말이다.
갈수기인 지금도 물이 가득히 고인 웅덩이가 당장 육안으로도 대 여섯 군데 보였다. 인근 하천보다 훨씬 높은 해발고도 270∼290m 지점의 굴봉산 정상부에 위치한 이곳에 한 여름에는 수심 2미터가 넘는 약 250m 너비의 습지가 형성된다고 한다.
“여름에는 호수가 되는데 배처럼 고무통를 띄워 타보기도 해요. 이곳에는 수달은 물론 다른 곳에는 서식하지 않는 멸종위기 동식물도 있어요.”
습지 건너편에 줄기를 늘어뜨린 큰 버드나무가 보였다. 한두 그루가 아니었다. 그런데, 가느다란 줄기사이로 무언가 언뜻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자세히 보았으나 잡혀지지 않았다.
뒤로 물러나 시야를 넓게 가졌다. 아, 아 연두색 잎, 봄의 시작을 알리는 여린 싹들이 버드나무 가지 끝에 물오르듯 자라고 있었다.
문득, 굴봉산 뿐 아니라 단산과 산북의 큰 산들에 둘러싸인 이곳 습지가 연두색 봄에 온통 물들여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봄의 습지가 연두색으로 물든다면 아마 가을 또한 처연하게 불탈 것이다.
고개를 들어 굴봉산을 바라보았다. 정상에는 지금도 봉화대로 쓰였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을 ‘굿봉도리’라고 불렀다. 문득 정상에 전망대가 있어 그곳에서 이곳 습지와 마을 그리고 주변 산들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면 상당히 장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재에 올랐다. 비탈진 고갯길을 내려오다가 갑자기 마을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집과 밭들이 길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한 모습으로 그림처럼 있었다.
그때, 이 마을 출신인 세계적인 한국화가 임무상 화백이 늘 이야기하는 ‘초가와 초가마을, 이웃 간의 정과 공동체정신, 어눌하고 소박한 자연스러운 곡선의 아름다움’이라는 형용사와 명사들이 지금 저 모습에 다 들어있는 듯했다.
화백도 어린 시절 이 길에 서서 저 마을의 모습을 보았을까? 그의 유년시절 읍실의 모습이 박제되어 세계적인 작품으로 잉태되었듯이, 언제가 ‘읍실마을과 도실재 너머 스것바닥의 습지’가 세계적인 명소로 우리들에게 다가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둘은 하나이고 함께일 때 완성될 수 있다.
환경부는 곧 이곳 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한다. 기대가 크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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