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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계록(鑑戒錄)

2017년 03월 07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아침에 덕봉 들판에 있는 논 일곱 마지기를 삼천 닢을 주고 샀다. 오후가 되어 날이 조금 개이긴 했지만 바람이 차고 구름이 사방에 가득했다. 이날 주자서(朱子書) 몇 장을 읽고 공부를 마쳤다.”

영순면 율곡리에 살던 신묵재 홍낙건이라는 선비가 기록한 1823년 1월 7일 자 일기의 일부분이다.

그는 부림홍씨의 세족(世族)으로 1798년에 태어났다. 25세이던 1823년 순조23년부터 1853년 철종4년까지 30년 동안 일기를 썼다. 그 일기의 이름을 감계록(鑑戒錄)이라고 지었다. 서문에서 이름을 지은 연유를 이렇게 표현하였다.

“오호라! 내가 비록 궁핍하게 살면서 늦게 공부하여 견문과 행사가 오히려 용렬하고 고루한 지경에 얽매여 있지만…”

그는, 자신의 재주가 총민(聰敏)하지 못하고, 기운이 용무(勇武)하지 못하여 지난날 보고 들은 일에 대하여 선악을 살펴 허물을 고치지 못함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그래서 천리(天理)의 어긋남에 이르지 않는 방법으로,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날의 거울로 삼는 것만 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날을 살펴보고 훗날에 경계하는 밑천을 삼고자 한다.’며 감계의 뜻을 설명하였다.

그는 조상대대로 세거해온 영순면에서 농사를 기반으로 책을 읽으며 유자(儒者)로서의 생활을 하였다. 그의 일기 곳곳에는 그러한 향반으로서의 선비의 면모가 적지 않게 나타나 있다.

“소문에 진곡에 있는 선조묘소 앞산의 아랫마을에 사는 강 아무개가 자신의 처를 투장하여 묻었다고 한다…”

1826년 1월 14일 일기의 부분이다. 당시에는 다른 사람의 묘 자리 부근에 함부로 묘를 쓰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모양이다. 풍수를 앞세운 조상숭배와 발복(發福)에 대한 풍습 때문이다. 이때, 그는 일족과 함께 법에 따라 송사를 진행하는 등 가문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것은 글을 읽는 선비로서의 당연한 일이기도 하였다.

그는 적지 않은 농지를 소유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농사와 관련된 날씨의 기록이 빈번하다. 물가의 변동과 시세 그리고 토지 등 재산의 매매에 대해서도 꼼꼼히 기록하였다. 특히, 우리 지역에 지진이 있었다는 기록이 1848년 3월 21일의 일기에 나타나있다.

“사시에 비가 오다가 오시에 개었다. 지진이 일어나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라 얼굴빛이 변했다.”

이 감계록은 문경시에서 지난 해 말 문경문화연구총서 제13집으로 『문경선비 홍낙건의 유자적 삶』이라는 제목으로 발간하였다. 책의 구성은 해제와 번역, 정서본 등으로 구성되었다.

홍낙건은 향반이면서 선비였지만 과거시험을 위한 공부에는 몰두하지 않았던 듯하다. 일기에는 친인척들의 과거합격을 여러 차례 적어놓았지만 문중의 경사라는 소회만 있을 뿐 학문성취에 대한 간절함은 엿보이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부족함을 시를 지어 이렇게 탓하고 있다.

“책을 보면 끝까지 못 봐 근심하고/ 일을 하면 막힘이 있을까 꺼렸네.”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부림홍씨 가문의 세족으로서 집안의 대소사와 향반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유자적(儒者的) 삶을 살았던 인물이었다.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주자서절요, 시경 등의 책을 읽거나, 벗을 만나 시를 짓는 것을 소소한 즐거움으로 삼았다. 즉, 유자적 삶이었다.

그는 일기를 통해 스스로를 감계(鑑戒)하며 일생을 마쳤다. 그렇다면, 그의 일기를 엿보며 지난날을 살펴보고 훗날을 경계하는 밑천을 삼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된다. 그와 후손들이 일기를 보존하고 문경시가 이 책을 기록으로 남긴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아이들 서로 만나 봄을 물어오니/ 소반에 차려진 푸른 채소 맛이 새롭구나.”

어느 봄날 그가 지은 입춘(立春)이라는 시의 결구이다. 곧 봄이 오고 있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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