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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아회(初冬雅會)

2016년 11월 22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지난 초여름 주암정에서 만났던 이들이 계절이 바뀌고 다시 만났다. 주암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자 주인 채훈식 옹과 함께 하였다. 여름이면 연꽃 피는 정자에서 음악 연주와 함께 차와 음식을 나누는 운치있는 소담한 모임이기도 하다.

새재의 단풍이 절정이던 시월의 어느 날, 서울에 있는 최창묵 선생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다음 달에 고향에 내려가는데 보고 싶은 이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바쁜 가운데에도 열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였다.

전 날이었다. 문화에 관심이 많은 어느 회원의 문자를 받았다. 대승사 대승선원 왼편 건물에 걸려 있는 편액을 찍은 그림 사진이었다. “靈壽山房”, 고졸하면서 고아한 서체의 예사롭지 않은 글씨였다. 신령 영자의 간자체로 적혀 있는데 그래서 영수산방이라고 읽는다고 했다. 편액 왼편 하단에는 글쓴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옹방강이다.

옹방강은 18세기 중국의 대학자로서 추사 김정희가 청나라에서 사신단의 일행으로 갔을 때 스승의 연을 맺은 이다. 금석학을 연구하여 옛 사람의 글씨체에 조예가 깊었던 그의 영향으로 추사는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를 이루게 되었다. 그런 그의 글씨가 대승사 경내 건물의 현판으로 전해오고 있다는 사실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떤 연유로 옹방강의 글씨가 대승사에 걸리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서실을 운영하고 경북서예협회장이면서 문경문화원 부원장인 황규욱 서예가의 설명이었다. 그는 대승사의 그 현판 글씨가 전서에서 예서로 변형되는 독창적인 서체로서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네 글자 가운데 산(山)의 글씨가 독특하고, 옹방강의 낙관으로 보아 그의 글씨가 맞는 것으로 보여 진다고 했다. 더구나 오른편 건물의 무량수전(無量壽殿)이라는 현판 글씨가 추사의 글씨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영수(靈壽)는 무량수(無量壽), 즉 한량없는 삶을 의미하는 불교 용어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추사는 자신의 글씨와 스승인 옹방강의 글씨를 대승사에 편액으로 기증한 것이다. 과연 추사는 어떤 인연으로 소중한 스승의 글씨까지 편액으로 기증하였을까. 이와 같은 배경과 연유가 궁금해진다. 이렇듯 유서 깊은 대승사에 중국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옹방강과 추사의 글씨가 있음에 우리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대승사는 천강사불(天降四佛) 지용쌍련(地聳雙蓮)의 전설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글의 편액이 부속 건물에 나란히 있는데, 황 부원장은 그 글씨가 근대 한국의 서예를 대표하는 시암 배길기 서예가의 글씨라고 했다.

옹방강의 글씨를 보내 준 회원 덕분에 이처럼 대승사의 문화적 위치를 돌아보게 되었다. 모임의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는 중이었다.

“지금 문경문화회관에서 문인화 전시회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엄 박사님께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지역에서 지음재(知音齋)라는 화실을 운영하는 한국문인화협회 이사인 심천 이상배 화백의 제자들이 지음묵연전(知音黙緣展)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 화백으로부터 그림을 배우고 있는 회원이 전시회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였던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보니 안선생님이 지은 한시(漢詩) 초동아회라는 글귀가 떠오릅니다.”

회장인 최창묵 선생의 덕담이었다. 초동아회(初冬雅會)는 초겨울의 아름다운 모임이라는 의미이다. 옛 사람들은 뜻 맞는 사람들끼리 아회(雅會)를 열었다. 살펴보면 이처럼 차와 음악, 그리고 한시와 문학, 문인화에 관심 있는 이들이 모인 이 자리가 아회라 부르기에 족함이 없을 듯했다. 절기가 겨울로 접어든 지금, 모두들 서로를 위한 잔을 들었다. 그리고, 저 초동아회에 나오는 한시의 글귀처럼, 서로 잔을 권하며 미진한 정을 품고 석별을 아쉬워하였다. 초겨울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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