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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

2016년 11월 01일 [주간문경]

 

 

↑↑ 김정호
신한대학교 교수
행정학 박사

ⓒ (주)문경사랑

 

90세의 할머니가 말기 암 진단을 받고 병실에서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들부부와 미 대륙 자동차 여행을 감행하며 전 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페이스북 ‘드라이빙 미스 노마’를 통해 소식을 전했던 미국 미시간주 노마 바이어슈미트 할머니가 여행을 떠난 지 13개월 만에 미국의 32개주 75개 도시 약 2만 1천 Km를 주행한 후 영면에 들었다는 소식을 지난 10월 1일 그의 가족들이 ‘인생은 붙잡는 것과 놓아 주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라는 13세기 시인 루미의 말을 인용한 뒤 ‘오늘 우리는 놓아드렸습니다’라며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죽는 날까지 여행을 하다 길 위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할머니는 “지금까지 여행한 곳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바로 이곳”이라고 답했다.

점촌중학교 교장으로 퇴직하셨던 浩(호)자 奎(규)자 나의 선친은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신 후 외로움에 과음을 하실 때면 자식들이 ‘건강 생각해서 술을 그만 드시라’고 할 때 마다, ‘나의 소원은 죽을 때, 아프지 않고 취생몽사(醉生夢死)하는 것’이라며, 즉 어느 날 밤, 술에 취하여 꿈을 꾸듯이 죽는 것이 자식들에게 신세 안지고 가는 길이라 하셨는데, 정말 당신의 뜻대로 되셨으나 어느 자식하나 선친이 세상과의 이별을 지키지 못한 아픔과 유언하나 들을 수 없었음은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아픔으로 와 닿는다.

다양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을 보며,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로 인도계 미국인 아툴 가완디의 ‘현대의학이 놓치는 삶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부제가 붙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저서 역시 내게 어떻게 죽을 지에 대한 감동을 준 책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는 환자를 진료함에 있어서 의학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점을 돌아보고 있다.

그는 현대 의학은 ‘생명’에만 능숙할 뿐, ‘죽음의 준비’에는 소홀하다고 단언한다. 지난 세기 인류가 의학을 통해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살 것인가(연명치료)’에 논의해 왔다면 이제는 ‘어떻게 존엄하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야할 순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인생에서 잘 죽는 일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책에서 깨닫게 된다. 잘 죽는 기술, 즉 아르스 모리엔디(ars moriendi)를 익힐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글속에서, 말기 암 환자에게서 생명의 연장인 항암치료 보다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치료가 필요한 것 같고, 우리에게도 이런 치료를 선택하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되어야겠다.

일본의 호스피스 전문의인 오츠 슈이치가 천명이 넘는 환자들의 죽음을 맞이하며 물었던 “선생님은 무언가를 후회한 적이 있나요?”를 통해 정리한 저서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를 독자들의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삶을 위하여서 다 기록해 본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조금만 더 겸손 했더라면. 친절을 베풀었다면.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 놓았더라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고향을 찾아가 보았더라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결혼을 했더라면. 자식이 있었더라면.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유산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내 장례식을 생각했더라면.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내년에 60이 되는 나도 이제부터 어떻게 죽을지를 고민하고, 세상에 사라질 때 미련이 없도록 노력해야겠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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