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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공양 등차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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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 12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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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일요일 늦은 오후 절을 찾았다. 마침 스님이 계셨다. 인사를 드리고 여러 말씀을 듣게 되었다. 은우(恩雨)스님은 윤필암 선원장으로 있다가, 몇 년 전 상주시 이안리 제악산 기슭에 상안사(詳安寺)라는 절을 불사하였다. 그래서 요즘도 여념이 없다.
스님은 근현대에 이르는 우리나라 대표적 선승(禪僧)들과 공부 인연이 닿은 몇 안 되는 분이다. 그때의 일화(逸話)몇 가지를 들려주었다. 서암스님과의 이야기이다.
서암스님은 조계종 종정을 지냈으며 가은 원적사와 봉암사에도 있었다. 그때 스님과 사불산 포행(布行)을 하다가 묘적암 뒤편 어느 곳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던 스님이 어떤 바윗돌을 치웠는데 동굴이 보였다고 했다.
“이곳에서 성철(性徹) 스님과 칠 개월 동안 있었어.”
묘적암에서 공부를 하던 스님들은 일경(日警)들에 의해 징용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이 동굴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일일일식(一日一食)의 생활이었다. 하지만 낮밤 구분 없는 동굴생활은 호락하지가 않았다.
결국 서암스님이 참지 못하고 “징용갑시다.”라고 포기선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성철스님이 “뭐하러 나갑니까. 닷새만 지나면 해방이 될 텐데.”라고 태연히 말씀하더란다.
닷새가 지나 스님들이 몰려와 바윗돌을 치우더니 “어서 나오세요. 해방이 되었어요.”라고 감격해하더라는 것이었다.
은우스님은 그때 서암스님이 느꼈을 마음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해방됐다는 말을 듣고 성철스님에게 ‘어떻게 알았습니까. 도통하셨나 보네.’라고 의아해 하셨데요. 성철스님의 혜안(慧眼)이 열려있었던 거지.”
그때, 윤필암에는 청담스님의 따님인 묘엄스님이 있었다고 한다. 청담스님은 1960년대 후반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불교계에 큰 인물이다.
해방은 절에서도 큰 경사였다. 묘엄스님 등이 감격에 겨워 사불바위에 올라가서 물구나무를 서고 춤을 추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성철스님이 다음날 묘엄스님을 불러 호되게 훈계하였다고 한다.
“자기도 해방 못하는 주제에 나라 해방됐다고 거꾸로 서고 나대느냐.”
서암스님에게서 들은 칠십여 년 전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은우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였다.
“그때는 큰 스님의 말이 곧 법이었어요. 개인행동을 못했고 기강이 엄했지.”
스님은 대중(大衆)들이 절집에서 함께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백지장도 맞들어야 낫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어야 분심(忿心)과 경쟁심을 가져 더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절집에는 평등공양(平等供養) 등차보시(等差布施)라는 말이 전해오고 있어요.”
옛말에 ‘한 잔 술에 눈물 난다’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먹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음식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고 보시(布施)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이는 절집을 떠나 세상일에 해당되는 마땅한 이치이기도 하다.
문득, 그 말씀을 듣고 지금 마시고 있는 차(茶)와 다식(茶食)도 평등공양(平等供養)임을 알았다. 그렇다면 우리 안에 있는 밝은 덕(明德)을 밝혀주는 등차보시(等差布施)는 무엇일까.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 사찰인 윤필암을 제대로 알고 싶었다. 그리고 사불산과 인연이 있는 고승들과 여러 선승들의 발자취를 확인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은우스님의 수행과 정진의 삶속에서 이러한 것들은 더욱 섬세하게 정리되고 실증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스님이 경험한 소식들을 통해 우리 문경을 배경으로 하는 우리나라 불교의 일부를 알리는 일은 중요하다. 그래서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 또 하나의 등차보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합장하고 절을 나섰다. 어둠이 절 밖까지 이어졌다. 저기 불빛이 보였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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