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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葛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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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07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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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휴가를 나온 아들이 군(軍)에 복귀하였다.
집을 나서는 모습이 안쓰러워 망설이다가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하였다.
말없이 식사를 하는 아들에게 “화이팅!”하며 애써 목소리를 높였다.
엷은 미소가 보였다.
“아버지는 제가 못마땅하세요?”
복귀 전날 저녁, 다니던 학교 친구들과 하루를 지내다 돌아온 아들이 하는 말이었다.
아들은 공군에 복무중이다.
그래서 가끔 휴가를 나온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친구들과 하룻밤을 보내곤 하였다.
처음에는 군 생활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나름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만히 내버려두었다.
그러나, 매양 집을 나서는 아들이 못마땅하였다.
이를 알고 있었던지 묻는 말투와 표정에 불만이 묻어 있었다.
“바깥에 나오면 그런 만남이 제게는 필요해요.”
아들이 말하는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나의 젊은 시절도 그랬다.
군 생활의 해방감을 가족보다는 친구를 통해서 느끼고자 했었다.
그리고 끝이 없을 것 같던 긴 시간들을 나만의 방법으로 견디고자 애썼었다.
달(月)과 주(週)로 남은 시간의 마디를 정하는 식이었다.
생각하면 얼마나 지난(至難)한 세월이었던가.
푸른 제복 속에 솟아나는 푸른 꿈들을 애써 누르며 인고할 수밖에 없었던 때였다.
그때의 군복무로 아들과 정서적으로 연대감을 공유할 수 있음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에도 단순히 모든 것을 이해할 수만은 없는 듯하다.
그때에는 군의 절제되고 경직된 문화가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하에 용인될 수 있었다.
그래서 인내하는데 버팀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인터넷과 스마트 폰에 익숙한 문화의 시대에, 그때와 다름없는 군대 문화를 겪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참고 견디라고만 당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런 면에서 건강한 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그러나, 아들의 물음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대답은 달랐다.
가족과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처지가 먼저였고, 집 밖의 잠자리에 대한 불안감도 솔직히 적지 않았다.
아들은 갑갑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나 또한 그랬다.
갈등(葛藤)은 칡과 등나무라는 뜻으로, 일이나 사정이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화합하지 못함을을 말한다. 불화(不和)이다.
아들은 일찍 쉬겠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갑작스레 바뀐 군대 복귀 전날의 풍경에 혼자 거실에 덩그러이 남았다.
언젠가, 안해가 하던 말이 떠올랐다.
“얘한테 고마워해야 되요. 또래에 비해 우리에게 맞추려고 나름 노력하잖아요.”
돌이켜보면 아들에게 바라는 마음이 적지 않았다.
마치 가난한 집 아들이 못난 부모를 원망하듯이, 비교하는 마음에서 언제나 아들은 어리고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아들은 나름의 지혜와 판단으로써 자기 삶을 조금씩 주체적으로 이끌고 있었다.
그것이 내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안해의 눈에는 일찍 보였던 것이다.
다음 날,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일을 하면서도 전화만 만지작거려졌다.
오늘 떠난다고 하는데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
일찍 집에 들어갔다.
아들이 말끔히 군복을 입고 집을 나서려던 중이었다.
딱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군인의 얼굴이었다.
아들을 차에 태웠다.
부대까지 태워주기로 하였다.
그리고 부대 인근에서 저녁식사를 한 것이다.
“잘해, 다음에는 더 기쁘게 만나자.”
엷은 미소만 짓던 표정이 좀 더 밝아졌다.
휴가 나온 첫날의 표정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다소 마음이 놓였다.
갈등은 차이를 좁힐 때 비로소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서로가 처해진 입장이 다르기에 견해가 일치될 수는 없다.
이렇게 서로가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하려는 노력을 할 뿐이다.
다음 휴가 때 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지금의 저 미소를 되돌려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둠이 짙게 깔렸다.
저기 가로등 불빛이 환하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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