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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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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05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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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S씨는 요즘 저녁마다 늦어지는 안해가 불만이었다.
직장 회식이다 어쩌다 해서 여러 가지 이유를 대었다.
가능하면 퇴근 후 집에서 저녁을 가족과 함께 하려는 S씨의 입장에서는 마뜩치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안해와 언짢은 일이 있었다.
S씨 부부는 연로하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어머니를 모시는 S씨는 평소 안해의 봉양(奉養)에 대하여 고맙게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 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어머니는 아침을 들면서 신세타량을 늘어놓았다.
“너희들한테 짐이다. 내가 어서 하느님 곁에 가야 하는데….”
어딘가 몸이 불편해 마음이 편치 않아 생각 없이 하는 말이었겠지만 S씨에게는 걱정이었다.
그래서 어머니를 편하게 해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얼핏 안해의 얼굴을 보니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설거지를 끝내고 출근을 서두르는 안해에게 S씨는 그동안 가슴에 두었던 말을 꺼내었다.
“당신 왜 그랬어요. 나도 요즘 늦는 당신 귀가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해하려고 하는데, 어머니 말에 굳이 듣기 싫은 내색을 해야 하겠어요.”
안해는 무표정하게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 그리고 한 마디 했다.
“오늘 모임이 있어 좀 늦어요.”
사무실에 출근한 S씨는 평소 안해와 어머니를 대하는 마음들을 한 번 되돌아보았다.
지난 생활동안 안해는 정말 최선을 다하였다.
간혹 부족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것도 엄밀히 따져보면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S씨였다.
그런데, 여든이 넘은 어머니는 요즘 기억력이 좋지 않다.
그래서 부부가 없는 사이 주방에서 국과 밥을 데우다가 냄비를 태운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조금 전에 했던 이야기도 잊어 두 번 세 번 확인하는 일도 잦았다.
그때마다 안해는 답답했을 테지만 그리 내색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안해의 하는 양은 전과 달랐다. 짜증도 잦았다.
S씨는 오늘은 안해와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내심 안해에게 부담갈 수 있는 말도 서슴없이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퇴근을 했다.
퇴근 후 상을 물리고 안해를 기다렸다.
안해는 여덟시가 조금 넘어 들어왔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안해의 얼굴이 아침과 달리 밝았다.
그리고 들어오면서 어머니를 찾았다.
안방에 있는 어머니를 보더니,
“어머니, 이것 보세요. 제가 교감 자격을 받았어요. 이게 다 어머니 덕분이에요.”
그랬다.
그동안 안해는 여름 한 달 동안 교감 연수를 받기 위해 매일 먼 거리를 출퇴근하고 밤이면 늦게까지 공부를 하곤 하였다.
“제가 어머니께 큰절을 드릴께요. 우리 아이들을 대신 키워주셨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는 어머니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S씨는 가슴 속에서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안해는 한 가지 성취를 위해 나름 애를 썼던 것이다.
더구나 개학이 되자마자 밀려드는 일과 잦은 학교 행사를 외면할 수 없었다.
몸이 지치면 마음도 지치듯이 안해는 자신도 모르게 예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문득, S씨는 지난 주 장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염려하던 안해를 무심하게 대했던 것을 후회했다.
S씨는 안해에게 말했다.
“여보, 그동안 수고했어요. 당신이 어머니에게 큰절을 해주어 고마워요. 내가 당신에게 큰절을 하기는 그렇고 우리 서로 감사의 맞절을 합시다.”
안해는 S씨를 보고 환한 웃음을 짓더니,
“예, 그렇게 해요.”
S씨와 안해는 어머니가 지켜보는 앞에서 결혼 이후 처음으로 서로 맞절을 올렸다.
창 너머 불빛이 반짝였다. 곧 추석이 다가오는 듯 달이 커지고 있었다. 하늘에 걸린 달은 어제보다 유난히 더 커 보였다.
S씨는 그 달이 안해의 눈망울을 닮아가고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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