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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2015년 11월 09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검찰청 대회의실에서 국악 연주가 펼쳐졌다. 대금과 소금 등에 이어 단소가 연주되었다. 청성곡이었다.

연주를 하는 이는 우리 지역 문화 발전에 공이 큰 권영길 문경문화원 이사였다. 그는 문경 문화유적회 회장을 역임하며 우리 지역에 있는 문화유적의 보존과 홍보에 앞장서 왔다.

“교사로 명예퇴임하고 십년이 되어 가는데 지금 제가 하는 이 일에 만족합니다.”

그는 음악과 전혀 관련이 없는 교과목을 전공하였음에도 가야금을 배우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음악전공 교사들이 참여하는 국악 경연 대회에 나가 덜컥 우수상을 받게 되었단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대금과 소금 등 여러 가지의 국악기를 배워 문화원과 지역 문화관련 단체 등에서 강의와 연주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눈을 감고 청성곡을 감상했다. 단소는 가장 짧은 길이의 우리 전통 관악기로 저녁 달 아래에 듣게 되면 제격인 것이다.

“아마존 밀림의 강에서 배를 타며 단소를 불었더니 가이드가 눈물을 흘리더군요.”

그는 교직에 있을 때부터 해외여행을 시작하였는데, 지금까지 그가 여행한 나라는 미국, 중남미, 유럽 등 60여 개국에 이른다고 한다. 별이 비처럼 쏟아지는 사하라의 사막에서, 호수가 바다같이 펼쳐지는 바이칼호에서 홀로 부르고 홀로 듣는 단소 연주는 그에게서 여행을 완성하는 즐거움이라고 했다.

연주와 강의를 하는 그의 표정은 내내 미소로 가득했다.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만들어내는 행복한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얼굴이었다.

문득,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 중 하나로 유명한 하버드대 ‘탈 벤 샤하르’ 교수의 ‘행복’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떠올랐다. 그는 기사에서 ‘행복한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을 향유하고 삶을 유의미한 것으로 인식한다.’ 라고 하였다.

그리고 스스로가 훌륭한 대학과 명예로운 직업을 지녔음에도 행복하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렇게 설명하였다. 그것은 어떤 성취나 보상이 아니었다.

집 뒷마당에서 공차기, 영화를 더 많이 보고 음악을 더 많이 듣기, 친구들을 더 많이 초대하기, 그리고 자기 일에 직접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는 책 읽기와 같은 여러 가지 놀이에 시간을 쓰는 것이라고 하였다.

청성곡이 끝났다. 다음에 이어질 그의 연주가 궁금했다. 그는 준비해온 큰 가방을 꺼내더니 금빛 금관악기를 들어보였다. 색소폰이었다.

“색소폰은 국악을 배운 뒤 시작했는데 소질이 있었던지 바로 동요를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와~”

직원들의 시샘 섞인 부러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가 색소폰으로 연주한 곡은 나훈아의 ‘붉은 입술’이었다. 국악연주로 적적하던 분위기가 일순 바뀌면서 직원들이 연주에 맞춰 박수를 쳤다. 굵직한 듯 자연스럽게 연주되는 색소폰의 음색이 흥을 돋운 듯했다.

“지금 음악과 함께 하는 생활이 행복합니다. 여러분들도 시간을 아껴 음악뿐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배워 인생의 행복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그가 강연을 마무리 하면서 하는 말이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하버드대의 탈 벤 샤하르 교수가 말한 행복해지는 방법이 다시금 생각이 났다. 그리고 인터뷰 말미에 그가 한 말이 떠올랐다.

“10년 전보다 지금이 더 행복합니다. 또한 지금보다 앞으로 10년 뒤에 더 행복했으면 합니다. 행복 추구는 평생에 걸친 여정입니다.”

직원들의 박수소리가 검찰청 대회의실을 울렸다. ‘악기의 연주와 행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마친 권영길 문경문화원 이사는 우리 이웃이다. 그와 이웃하며 지역문화를 배우고 알리는 행복한 여정을 함께 하였으면 좋겠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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