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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화리 삼층석탑

2015년 10월 27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산색(山色)이 단풍으로 물들고 사과가 붉게 익은 들녘에, 천 여 년 전 세워진 삼층석탑이 가을날 오후 볕을 받고 한적히 서 있다. 통일신라시대로 추정되는 4.2미터 높이의 산북큰마을 내화리 삼층석탑이다.

전면에 서서 탑을 바라보았다. 탑은 세 개의 몸돌과 각층 받침이 4단인 지붕돌로 이루어져있다. 첫 층 몸돌을 받치는 지대석은 크기가 다른 4개의 석재로 이루어져 있고, 오랜 세월과 관리부실 때문인지 일부 부식되어 있다.

기단은 단층인데, 같은 시기에 세워진 우리 지역 대부분의 탑들도 이와 같은 형식이다. 이는 다른 지역의 탑들이 이층기단인 것과는 구별되어 진다.

누군가는 유사한 시기에 세워진 탑들이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하나, 상주를 비롯한 문경지역의 탑들에서 유독 단층기단이 발견되는 것은 어떤 지역적 특징으로 여겨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을 오후의 볕이 스러지고 있었다. 그 볕을 남김없이 받으려는 듯 폐사지의 탑은 홀로 서 있다. 천 여 년 동안 버티어 온 탑은 찾아온 나그네를 무슨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탑 주변을 둘러보았다. 탑은 사과나무로 둘러싸여 옛 절의 모습과 흔적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렇지만, 탑 뒤 사과나무가 심어진 자리에는 본존불이 있는 대웅전이 당당하게 서있었을 것이고 그 좌우 또는 뒤에는 몇 개의 전각이 있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풀과 잡초로 우거진 다른 지역의 폐사지와 달리 과수원이 된 사유지에서는 황량하지만 고즈넉한 폐사지의 분위기를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

무심한 듯 시선을 탑 위로 두어보았다. 그때, 탑의 선과 하늘에 맞닿는 산의 마루금이 시야에 들어왔다. 문득, 저 산과 가을 하늘만은 천 여 년 전과 지금 저 탑과 더불어 같은 풍경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제서야, 주변의 풍광이 시야에 들어왔다. 산은 험하거나 높지 않아 안정된 산세와 적당한 품을 지니고 있었다. 마을에서 진입해 들어오는 왼쪽은 다소 높은 산형으로 외부를 막아주는 느낌이 들고 오른쪽은 완만하게 열려지는 모습이다.

앞은 산을 따라 물이 흐르는 계곡이 이어져 있다. 그래서 여기는 사방이 산으로 두른 분지(盆地)가 되는 셈이다. 천 여 년 전 어느 선지자(先知者)는 절을 지어 저 탑을 천 여 년 동안 서 있게 하였다.

비록, 탑의 모체인 절은 폐사 되었지만 저 탑만은 지금까지 홀로 남아 역사의 흔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살펴보면, 봉암사 삼층석탑과 도천사지 삼층석탑, 문경 봉서리 삼층석탑 등 우리 지역의 탑들은 유사하면서 독특한 특징을 이루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탑의 구조면에서 단층기단이며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절제감이 있는 것이 유사한 부분이다.

이와 함께 도천사지 삼층석탑은 층남 보령의 성주사지 삼층석탑 등과 함께 세 기의 탑으로 이루어져 그 예를 찾기 어렵고, 봉서리 삼층석탑은 커다란 자연 암반 위에 세워져 있는 보기 드문 탑이다. 내화리 삼층석탑 또한 삼층의 지붕돌이 상륜부의 노반(露盤)과 하나의 돌로 다듬은 특징이 있다.

탑은 측면에서 보아야 제 멋이다. 지붕돌받침의 4단 단층과 물이 떨어지는 낙수면의 날렵한 선은 탑의 감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미이다. 그리고 몸돌과 지붕돌의 일치된 직선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단순미는 이에 못지 않는 감상이 된다.

이 탑은 1961년 복원되어 1963년 보물 제51호로 지정되었다. 지금 봉암사 삼층석탑과 함께 우리 지역의 몇 안 되는 보물인 셈이다.

이제 가을볕이 탑의 지붕돌에 몸을 뉘었다. 조금 지나면 해는 산속에서 길을 잃게 될지 모른다. 탑을 뒤로하고 과수원을 나왔다. 가을은 깊어지고 산북의 하늘은 멀어지고 있었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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