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6-04-17 오후 06:02:50

                   독자칼럼자유기고게시판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독자투고

직거래장터

자유게시판

결혼

부음

뉴스 > 독자칼럼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향원익청(香遠益淸)

2015년 07월 22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칠월의 주암은 화려하였다. 연못에는 연꽃이 가득하고 정자 앞에는 능소화가 피어 있었다. 자귀꽃이 지고 있지만 그것으로 좋았다. 주암은 서북쪽으로 뱃머리를 두었고 바위 위에 올려진 정자, 주암정은 여전하였다.

하늘은 연못에 핀 연꽃을 구경하듯 구름과 함께 낮게 내려 앉아 있었다. 정자 앞 뱃머리 바위에는 시원한 연차(蓮茶)가 마련되었다. 사람들이 그 차를 마시며 정자 마루에서 서로 반가운 인사를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윽고 오늘 모임을 앞장서 이끌고 있는 안장수 상주선관위 사무국장이 일어섰다.

“바쁘신 중에도 주암정 음악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랬다. 지금 이 모임은 ‘주암정 음악회’를 여는 자리였다. 지난 봄에 ‘주암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자 주인 채훈식 선생과 함께 칠월에 ‘주암정 음악회’를 열자고 약속을 하였던 터였다. 그 약속이 오늘 이루어진 것이다. 모임의 좌장인 서울의 최창묵 선생이 먼저 인사를 하였다.

“이렇게 훌륭한 정자에서 좋은 분들과 음악회를 열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공감하는 말이었다. 역사와 풍광이 어우러진 주암정에서 음악과 시 그리고 벗이라는 풍류를 더하여 칠월의 휴일 오후를 보낸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오프닝 행사는 문청함 시인의 시낭송으로 시작하였다. ‘여보시게, 茶 한잔 마시고 가세’라는 자작시인 끽다거(喫茶去)였다. 문 시인은 매월 월요일 저녁 시민들에게 차 강의를 해오고 있다. 맑고 시원한 연차는 그가 마련한 차이다.

이어서 문경문화원 이사로 지역문화 활동에 열심인 권영길 선생의 가야금과 소금 연주가 이어졌다. 그때, 정자 아래 연꽃을 구경하던 몇몇의 사람들이 연주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보였다. 사실 몇 년 전에까지만 하여도 주암정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명소가 되었다. 여기에는 주암정 주인 채훈식 선생의 노력이 무엇보다 컸다. 그는 인사말에서 낮에도 다른 시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구경을 하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자신의 정자에서 음악회를 열며 함께 즐기고 있는 지금이 가장 기쁘고 더할 수 없는 보람이라고 하였다. 주암정을 사랑하는 그의 정성은 표현하기 어렵다.

함께 한 사람들의 소감이 이어지고 준비한 음식을 나누었다. 구름을 머금던 하늘이 연못에 큰 비를 뿌리고 있었다. 비에 젖는 연꽃을 바라보다가 문득 최창묵 선생이 인사말에서 하던 말이 떠올랐다.

“옛 사람들은 아회(雅懷)라는 모임을 가졌다고 하는데, 우리들 만남도 향원익청(香遠益淸) 같았으면 합니다.”

향원익청은 중국의 성리학자 주돈이의 유명한 문장 애련설(愛蓮說)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라는 의미다. 주돈이는 연꽃을 사랑하는 이유를 이렇게 표현하였다.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씻기어 요염하지 않으며, 속은 비어도 겉은 곧아 넝쿨지거나 가지 치는 번거로움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아 멀리 바라볼 뿐 가까이서 함부로 대할 수 없다고 찬(讚)하였다.

사람들은 가까이 하면 서로를 쉽게 함부로 대하게 된다. 그러나 저 연꽃은 멀리서 향기를 맡고 꽃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맑은 향은 더해지고 화려하나 요염하지 않은 자태는 고고하게 보여 지게 된다. 오늘 참석한 벗들과의 만남을 저 향원익청에 비유하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이처럼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들이 세속과 결탁하여 때 묻지 않음이 분명하고 분수에 맞지 않은 재산과 명예에 헛되이 현혹되어 탁하지 않은 삶을 지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연꽃의 품성과 닮아 있다. 그러다 먼 곳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모처럼의 만남에 기뻐하며 이 인연에 감사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 ‘향원익청’은 서로를 확인하는 화두이다. 칠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주암정 음악회는 그렇게 열렸다.


010-9525-1807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이전 페이지로

전체 : 0

이름

조회

작성일

전체의견보기(0)

 

이름 :  

제목 :  

내용 :  

 

 

비밀번호 :  

 

!!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등 법률 및 신문사 약관에 위반되는 글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인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으며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실시간 많이본 뉴스

 

더 새롭게 아름답게 찾아온 ‘2

문경시 점촌점빵길 빵 축제 특별

문경시 베트남 까마우성 계절근로

문경시장애인주간이용시설 장애인

점촌 원도심에서 제2회 점촌점빵

영순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기회

문경시보건소 찾아가는 감염병 예

문경교육지원청 중등 신규 및 저

문경시보건소 심뇌혈관질환 예방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문경사무소

창간사 - 연혁 - 조직도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구독신청 - 원격

 상호: 주간문경 / 사업자등록번호: 511-81-13552 / 주소: 경상북도 문경시 점촌2길 38(점촌동) / 대표이사: 남정현 / 발행인 : 남정현/ 편집인: 남정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정현
제호: 인터넷주간문경 / 등록번호: 경북 아00151 / 종별: 인터넷신문 / 등록일 2010.10.28 / mail: imgnews@naver.com / Tel: 054-556-7700 / Fax : 054-556-9500
Copyright ⓒ (주)문경사랑.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