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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촌놈 상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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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18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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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정 호
새재포럼회장
신한대학교 교수 | ⓒ (주)문경사랑 | |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케이블 채널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응답하라 1994’.
1994년을 배경으로 전국 팔도에서 올라온 지방 사람들이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일어나는 파란 만장한 서울 상경기를 그렸다.
내게도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한 1977년, 시골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마칠 때 까지, 1995년 점촌시와 문경군이 통합되어 문경시가 되기까지 점촌이란 지명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촌놈의 상경기는 좁은 땅에서도 문화적 차이를 절실히 느낀 출발점이었다.
상경 후 첫 만남에서 사람들은 언제나 “어디에서 왔느냐?”는 질문에 “점촌(店村)에서 왔다”는 내 답변에 “점만한 촌에서 왔느냐”는 말이 돌아왔고.
어느 고등학교를 나왔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내가 졸업한 “문경종합고를 나왔다”는 답변에는 “시골스런 학교 이름, 종합고가 뭐냐”는 질문에 언제나 미리 답변을 준비해 놓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고교 때까지 고향 친구들 사이에 욕도 하고 거칠게 대해도 통하던, 경상도적 기질은 상경 후 예기치 않은 많은 사건을 만들었다.
서울 출신의 대학동기와 친해지고 그 친구 집에도 들락거리며 그 친구 어머니가 사위 삼고 싶다고 하던 때에 어릴 적부터 친구들끼리 친한 사이에서나 섰던 친근감의 표시인 “문디이 자식아”라는 표현은 서울 친구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네가 나에게 그리 심한 욕을 할 수 있느냐“라는 항의를 그 친구로부터 받아야 했다.
군대도 교관 요원으로 선발되어 정훈 장교로 입대하게 되니 ‘국군정신전력학교’에서의 나의 시범강의는 툭툭 튀어나오는 사투리로 언제나 교수들로부터 지적 대상이었다.
수도권 부대에 근무하면서 군 휴가 시절에도 고향에 내려가면 습관적으로 표준말을 써야한다는 나의 강박 관념은 표준말도 사투리도 아닌 어정쩡한 표현으로 “서울말은 끝이 올라간다며”라고 고향 친구들로 부터 놀림을 받고는 하였다.
결혼도 서울 출신 여자와 하게 되니 집 사람과 시어머니 사이에는 결혼 초기 내가 통역사가 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정구지 적 부쳐라”, “정지에 골금짠지 퍼내 와라”는 표현에 집 사람은 시어머니 말을 못 알아듣고, 나만 쳐다보고 있었으니, 신혼 초 시댁에 내려가는 길은 언제나 스트레스였으리라.
아래 유머와 같은 이런 식의 대화는 상경 후 내게도 유효했다.
경상도 한 아이가 서울 학교로 전학을 왔다. 어느 날, 그 아이가 책상에 낙서하는 걸 지켜보고 있던 옆 짝이 “얘, 책상에 낙서하면 안 돼” 그 말을 들은 경상도 아이 “맞나”(“정말이냐”는 뜻) 서울 아이 “그렇다고(낙서 한다고) 선생님께 맞지는 않아” 이 말을 들은 경상도 아이 “그라만 문때뿌까?”(그러면 문질러 지울까) 서울 아이 “문을 떼어 버리면 아마 선생님께 맞을 지도 몰라”….
대학에서 인간관계론을 강의 한 적이 있고, 같은 주제로 외부 특강을 하다 보니, 인관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친절, 칭찬, 경청, 유머를 많이 강조하는데, ‘습관은 제 2의 천성’이라 했던가.
나 자신부터 마음속에만 담아 두고, 살갑게 표현하지 않은 문경(경상도)문화가 인간관계에서 많은 손해를 본 경험을 특강에서 얘기하였더니만, 내 강의를 들은 경상도 출신 사람이 마누라에게 칭찬하지 않다가 ‘멸치 반찬이 맛있다’는 한마디에 감격한 나머지, 집사람이 한동안 멸치반찬만 상에 올리더란 얘기는 나의 경험과 비슷하였다.
수도권에 살아 온지 30여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학생들에게 받는 강의 평가에는 나름 강의 시간에 표준말을 쓴다고 노력해도 “교수님의 경상도 억양과 사투리가 정겹기는 하지만, 표준말로 고치실 생각은 없으세요?”라는 애교 섞인 지적이 나를 당황스럽게 한다. 그런 지적에 ‘문경 촌놈이 서울 놈 되겠어.’라며 나를 위로한다.
아휴! 퇴직 후 고향에서 살면서 사투리나 마음껏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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