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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h list

2012년 11월 21일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주)문경사랑

 

얼마 전, 우리 청에서 교양강좌가 있었다. 강사는 KBS FM의 음악프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담당하는 김미라 작가였다.

그가 소개하는 음악들은, 이미 우리들에게 익숙한 곡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곡의 배경과 알려지지 않은 사연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흥미로웠다. 그리고, 처음 듣는 낯선 곡들도 세계 음악의 흐름과 변화의 관점에서 설명하여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그의 강의에 마음이 더해졌다. 그때였다. 그가 준비한 영상 화면에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와 사라 브라이트만이 'Time to say goodby'를 부르는 모습이 비추어졌다.

“지금 노래를 부르는 이곳은 보첼리의 고향인 이탈리아의 ’라하티코‘라는 마을에 있는 침묵의 극장(Teatro del Silenzio)입니다.”

시각장애인이기도 한 보첼리는 자신의 고향 ‘라하티코’의 사막 한 가운데에 이 극장을 세워 ‘침묵의 극장’이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매년 7월에 이곳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함께 단 한 차례의 공연만 한다. 그 뒤 다음 해까지 어떠한 공연도 하지 않는다. 이름처럼 침묵하는 것이다.

“언젠가 직접 이곳에 방문해서 보첼리의 공연을 보고 싶습니다. 나의 wish list 중의 하나죠.”

wish list라니! 작가의 나이가 50대 중반이 넘어선 듯한데, 삼십여 년 동안 글쓰기와 음악분야의 전문가로서 여섯 권의 책을 출간하기까지 했는데, 아직 더 소망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인가. 그것도 list, 목록을 만들면서 까지 말이다.

갑자기 그의 wish list 가 궁금해졌다.
최근, 우리 지역의 선비인 부훤당(負煊堂) 김해(金楷)에 대한 글을 읽었다. 김해는 조선 중기 산북면 서중 마을의 보가리에서 일생을 마친 이로서 우리 지역의 유학자였다.

그가 산북면 한두리의 정경(情景)을 읊은 서정시로 ‘도촌팔경(道村八景)’이 전해진다. 도촌은 한두리, 즉 대도촌의 줄임말로써 지금의 대하리를 중심으로 한 주변 일대이다.

잠시 그 팔경을 보면 다음과 같다. ‘큰 다리의 눈보라’, ‘강가에 뜬 하얀 달’, ‘초포의 밤 낚시 불’, ‘선바위 저녁노을’, ‘남산 기슭 짙고 푸른 숲’, ‘서쪽 들판 추수 풍경’, ‘서원마을 아침 연기’, ‘황새바위 푸른 솔’ 등이다. 물론 한문을 풀어 쓴 제목들이다. 당시의 한두리 마을을 자세하게 알 수 없지만, 나름 지금의 풍광들을 떠올려 상상하곤 감탄을 한다.

18세기 초 산북면의 서정이 제목 곳곳에서 정겹게 묻어나기 때문이다.

책에는 제8경 ‘황새바위 푸른 솔’에 대해서 한시(漢詩)의 전문을 밝혀 놓았다. 언젠가 나머지 7경의 전문(全文)을 찾아 조곤조곤 소리 내어 읽고 싶다. 그 겨울 큰 다리의 눈보라가 얼마나 셌는지, 금천 밤낚시의 불빛 풍경은 어떠했는지, 작가가 금천강위에 뜬 하얀 달을 보고 소망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살짝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다. 그 소소한 운치들을 찾는 즐거움이 적지 않을 듯하다.

어쩌면, 소망하는 나의 wish list에는 이러한 것들이 들어서지 않을까. 크지도 화려하지도, 또한 뛰어나지도 않은 우리 고장의 풍광, 그리고 그곳에서 나고 자란 옛사람들이 가졌던 생각의 편린(片鱗)들을 엿보는 소소함 말이다. 그것은 지역에서 자라고 살아가야 할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적절한 즐거움이다.

강연이 끝난 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작가에게 물었다. wish list에 적혀 있는 다른 소망들은 무엇인지. 웃으며 그가 말했다. list에는 세계적인 공연장을 찾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고 했다. 어쩌면 그다운 소망인 듯 했다.

그 소망들은 그가 가야할 길의 상징들이다. 결국,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겨울 눈보라가 거세지기 전에, 강가에 뜨는 하얀 달을 떠올리며 wish list를 적어 볼일이다. 그것은 훗날 나의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가야할 길을 아는 사람들은 발걸음을 함부로 딛지 않는 것을.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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