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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먼저 웃지 않습니다.

2013년 07월 09일 [주간문경]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주)문경사랑

 

우리가 사는 삶이란 마당에는 늘 춤판만 벌어지는 게 아닙니다. 때로는 싸움판도 되고 서로가 겨루는 씨름판도 됩니다. 늘 서로가 부대끼며 더불어 살아야하는 게 인생행로인데 때로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가끔씩, 마음이 뒤틀리고 자신이 싫고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마음에 무언가 찌꺼기가 있다는 증거입니다.

인정하기 싫고, 내보이기 부끄러운 감정이나 생각이 들 때,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서둘러 외면하거나 부정해 버린다면, 어렵지만 뒤돌아 살펴보아야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체면과 남의 눈 때문에 쿨한 척~ 착한 척~ 그렇게 외면해 버리곤 합니다. 자신만의 검열도 통과하지 못한 감정들은 결국 내 안에서 방황하다가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맙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 속에 묻힌 줄 알았던 순화되지 못하고 숨어버린 감정들은 내 안에서 어느 순간 울컥하며 폭발하기도 하고, 몸이 아픈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나조차도 보듬어주지 못한 감정들이 수면 아래서 곪아버리기 때문이지요.

세상의 물질문명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끝없이 뻗어가고 있지만, 우리들의 정신은 오히려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양심마저 내 팽개친 체 오염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도덕적이며 정을 나누는 상식적인 일상을 살고 싶어 하며, 보통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남을 비판하고 따지길 좋아하는 사람은 친구가 없고 외롭습니다.

자신을 칭찬해주고 격려해 주면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하지만,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거나 충고를 해주면 금세 얼굴빛이 바뀌고 맙니다.

남의 부족한 점을 이야기해 준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배짱이 필요합니다.

자칫 오해와 분란의 소지도 생기고, “너는 뭐가 잘 났는데?” 라고 반문하면 참으로 난감하고 할 말이 없게 됩니다. 세상이 시끄럽고 어지러운 것은 규범이 바로서지 못하고 분수를 모르며 나이 값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도덕적이지 못하고 예의범절이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왜? 그럴까요? 따지고 보면 모두가 어른들 책임이 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은 누굴 보며 배우며 자랄까요? 머리에 물을 부으면 그 물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아이들의 비행을 보면서도 어른들은 외면한 체 비껴가버리고 맙니다. 이유야 한 가지 봉변이 두려운 것입니다. 우리가 컸던 시절에는 어른들 기침 소리만 들어도 옆으로 비켜섰습니다. 그런 미풍양속을 우리 어른들은 잘 보전하지 못하고 스스로 외면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미풍양속의 뿌리는 가정교육인데, 뿌리가 내릴 토양인 가정교육이 사라지고 없으니 자연히 미풍양속이란 아름다운 꽃은 시들 수밖에 없겠지요.

서원에 오는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성함과 할머니 성씨를 물어보면 모르는 아이들이 태반입니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현상은 아이들 탓이 아니잖아요.

이미 애비가 문제입니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내 아이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살피지 못하는 데서 오는 필연적인 사건입니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의 부족함에서 시작하여 아이와 함께 공부하고 상식과 정이 어우러지는 가정과 이웃이 되어야겠습니다.

내 감정에 솔직하고 당당하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해야 하고 그래야만 지금의 내 모습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행복하고 즐겁게 살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돌아보며 사는 삶이야말로 나를 바로세우고 이웃을 행복하고 신명나게 해줍니다.

하하하~ 까짓것 뭐 어때? 그럴 수도 있지. 이런 마음은 거짓입니다.

이제는 따뜻한 햇살아래 말갛게 말려지는 감정들을 즐겁게 바라보며 매사에 당당하고 거울이 웃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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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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