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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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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8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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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 (주)문경사랑 | |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제 가슴 속에는 언제나 고향의 옹달샘이 있습니다. 큰 도장골 작은 도장골 물이 합수되는 언덕 아래 맑디맑은 옹달샘이 사시사철 변함없이 샘솟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언제나 고향의 옹달샘 생각이 납니다. 우리들은 그 옹달샘을 찬샘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마도 찬물이 변함없이 나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일 것입니다. 겨울이면 안 추운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소년시절 겪었던 추위 생각이 납니다.
제일 추웠던 장소로는 작천과 무두실 골바람이 모이는 청명아래 음지 속 추위는 어르신들이 피우시든 담뱃대 대꼬바리가 얼어서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얼마나 추웠던지 생각만 해도 온 몸이 오싹한 것이 한(寒)기가 느껴지곤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은 찬샘이라고 불리는 샘이 있는데 마을하고 거리가 1km 정도 떨어져 있는 옹달샘입니다. 그 찬 샘물로 온 마을 사람들이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사시사철 늘 맑은 물이 흐르고 아무리 큰 홍수가 나도 물이 탁해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그런 현상은 변함이 없고 마을의 생명수로 신성시 되고 있습니다.
물맛은 말 할 것도 없는 玉水 그 자체였습니다. 또한 늘 한결같은 물의 양은 주민들의 신앙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마을에서는 일 년에 두 번씩 청소를 하고 샘 둘레에 금기 줄을 쳐서 신성한 물이라는 것을 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먼 거리를 물지게나 물동이를 이용해서 물을 길러다 먹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겨울이었습니다. 얼어붙은 샘을 깨서 물을 퍼는 일도 큰일이지만 그 보다도 물을 가져오는 일입니다. 눈이라도 오면 푹푹 빠지고 얼어붙은 길을 걷다가 넘어지는 경우는 다반사였습니다. 심하게 다쳐서 몇 달씩 옴짝달싹도 못하고 몸져누운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병원도 있고 약도 있지만 그 때야 병원도 없고 약도 없으니, 다치고 나면 치료라고 하는 것이 민간요법이 전부였으니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저 역시 물지게를 지고 얼음판 위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몇 번 당하여 온 몸이 멍 투승이었고 찬 물을 뒤집어쓰면서 손발이 얼어 결국 동상을 입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겨울이면 셋 도랑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빙판으로 변하여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하였습니다. 경사진 빙판 위 앉은뱅이 스케이트를 탈 때는 스릴을 만끽하기도 하였습니다.
물에 젖은 옷을 말리기 위해 해 놓은 모닥불에 도랑에 가제를 잡아 구워먹든 그 맛과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합니다. 스케이트가 없던 저는 다른 아이들 스케이트를 몇 번 얻어 타는 것이 성에 차질 않아서 몇 번이고 아버지를 졸라 보았지만 혼만 나고 뜻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직접 장작을 다듬어서 빨래 줄로 쓰려고 사다 놓은 굵은 철사를 도끼로 끊어서 스케이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만든 스케이트가 오죽 하겠어요? 스케이트 날로 사용하는 철사가 자주 벗겨지는 통에 잘 타도 못하고 짜증만 났습니다. 결국 아버지께 말씀을 드려서 고쳐야겠는데 혼나는 것이 두려워서 직접 말씀 드리지 못하고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더니 아버지께서 튼튼하게 고쳐주셔서 얼마나 좋았던지 지금도 입가에 웃음이 돕니다.
산에 나무를 하러 갈 때도 스케이트를 가지고 가서 얼음지치기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나무도 못하고 빈 지게로 돌아오면 혼 날 것이 뻔하고 잘 못 하다가는 스케이트까지 압수당하는 것이 두려워서 남이 해 놓은 나무를 몰래 가져 오다가 발각이 되어 매도 맞기도 하였습니다.
며칠 전에 집에 온 자식들과 손자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동화 같은 이야기라네요. 그리고 한 녀석이 집에 수돗물 나두고 왜 멀리 다녔느냐고 하는데 한 바탕 웃고 말았습니다.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전설 같은 이야기지요. 오늘은 옛날이야기를 좀 해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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