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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풍경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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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8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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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 (주)문경사랑 | | 눈이 내렸다. 소복이 쌓인 눈들이 거리에 가득하다. 어린 도연이는 큰언니 태연이와 시내를 함께 걸었다. 조금 늦은 저녁이지만 크리스마스 전날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선물가게에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걸려 있고 선물을 사려는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그리고 국민은행 앞거리의 빵집들 창문에는 케잌 판촉 광고지가 크게 붙여져 있었다. 도연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다. 둘째 우희 언니에게 줄 선물과 크리스마스 케잌을 사러 나온 것이다. 올해 고3인 우희 언니가 대학교에 수시합격을 했다. 부모 없이 언니들 손에서 자란 막내 도연이로서 정말 기쁜 일이었다. 고개를 들어 큰언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가게에서 일을 하며 네 명의 동생들을 뒷바라지 해온 태연 언니이다.
곧 서른이 얼마 남지 않은 큰언니는 다니던 옷가게를 나와 지금은 다른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곳도 가게 사정에 따라 언제 그만두게 될지 알 수가 없다. 도연이는 밤 열시가 넘어 퇴근하는 큰언니를 보지 못하고 그냥 잘 때가 많다.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늦게 들어오는 언니를 기다리면서 울다가 지쳐 자곤 했었다. 부모님은 도연이가 아주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그래서 부모님에 대해서 별 느낌이 없다.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고1인 셋째 선연 언니는 엄마 이야기만 하면 눈물을 흘린다. 세 살 많은 미연 언니의 마음은 모르겠다. 조용한 성격으로 말을 잘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셋째 언니와는 가깝게 지내서 다행이다.
“도연아, 케잌 사러 들어가자.”
큰언니가 가방을 만지작거리더니 빵집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둘째 언니의 대학교 합격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큰언니가 용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동(洞)사무소에서 얼마의 생활보조금이 나온다지만 다섯 자매에게는 턱없이 부족하다. 비록 둘째의 대학교 합격소식에 모두들 기뻐했지만 큰언니의 입장에서는 마냥 즐거워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큰언니, 정말 맛있겠다. 그치~”
태연이는 그런 막내 동생을 귀엽게 바라보고 손을 잡아 준다.
“그래, 이제 우희에게 줄 선물도 사야지.”
태연이는 조금 전 선물가게 앞에서 잠깐 보았던 장갑이 생각났다. 앞으로 큰돈을 써야 하기 때문에 그것으로 선물을 마련할 작정을 한 것이다. 큰 도로로 들어섰다. 선물가게로 가는 어둡고 좁은 길 보다 차량이 많고 사람들이 붐비는 큰 길로 가고 싶었다. 옛 삼일극장 도로에서부터 신호등 사거리까지 길가에는 유명 의류 매장들이 들어 서있다. 그때 태연이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어느 의류 매장 쇼윈도우 마네킹 목에 두른 목도리였다. 빨간색 바탕의 꽃무늬가 예뻤다. 서너번 목에 감을 수 있을 만큼 긴 목도리는 동생들 중 제일 키가 큰 우희에게 잘 맞을 듯 했다. 태연이의 손이 다시 가방을 만지작거렸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십년이 지났다. 막내 도연이도 혼자 밥을 할 수 있을 만큼 컸다. 모두들 열심히 살고 있다. 희망을 가지면서 말이다. 하지만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동생과 함께 지금처럼 시내에 나온 적이 언제였는지 아득했다.
얼마 전 부터 태연이는 조금씩 지쳐가는 중이었다. 그런 때에 동생의 대학교 합격소식은 작은 불빛이었다. 며칠 전 읽었던 ‘좋은생각’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4,5년 전부터 ‘아름다운선물101’에서 매달 보내주는 월간지이다. 책에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긍정의 씨줄과 희망의 날줄로 짜여 있다.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동생들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용기가 솟아나곤 했다. 동생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어제였다. 책을 보내주는 이로부터 우희의 대학교 합격을 축하하는 장학금을 받은 것은. 그때, 태연이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하염없이 울었다. 비로소 자신이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과 기댈 어깨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행복하자고 다짐했다. 태연이는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동생들의 얼굴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그리고 매장 문을 힘 있게 열었다.
“도연아, 여기 들어가자. 너희들 장갑도 사줄게~”
도연이의 눈이 커지며 얼굴이 환한 등근달이 된다. 또 눈이 온다. 하늘나라의 천사가 된 아버지, 어머니의 축복같은.
010-9525-1807
이 글은 실제 내용을 이야기로 엮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기쁜 성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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