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가족여행
|
|
2025년 10월 14일(화) 17:00 [주간문경] 
|
|
|

| 
| | | ↑↑ 정창식
문경문화원 부원장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 대표
법무사 | ⓒ 주간문경 | | 추석 연휴를 맞아 공주시(公州市))를 찾았다. 올해 두 번째 가족여행이었다. 첫 가족여행은 담양(潭陽)이었다. 담양은 메타세콰이어길과 죽녹원 그리고 소쇄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죽녹원은 대나무(竹)로 유명하여 영화와 드라마 촬영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조선 시대 대표적 정원인 소쇄원은 언젠가 가보고 싶었던 남도(南道) 여행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여행은 늘 예기치 않던 상황에서 여행의 참맛을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담양에서도 그랬다. 소쇄원을 나와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한 뒤였다. 그때 인터넷 검색에서 ‘명가은(茗可隱)’이라는 이름이 보였다. 정감있는 카페 이름에 마음이 끌렸다. 명가은은 오래된 한옥을 찻집으로 바꾼 곳이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었다. 넓은 마당이 보이는 창문 아래 고재(古材))로 된 다판(茶板)에 앉아 모처럼 한여름의 한적(閑寂)을 즐길 수 있었다. 짜여진 일정에 자칫 고단하고 무료할 수 있었던 담양여행은 예기치 않았던 차(茶) 한잔으로 우리들은 지금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담양, 참 좋았어.”
공주 여행에는 큰아들 가족도 함께 했다. 추석 당일 온종일 비가 내렸지만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마곡사(麻谷寺)였다. 마곡사는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선정되었다. 마곡사는 640년(선덕여왕 9년) 자장율사에 의하여 창건한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다. 이 절은 세계 4대 성불로 추앙받았던 숭산 큰스님이 출가했던 곳으로 그가 저술한 ‘선의 나침반’(역자 현각스님)이라는 책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 책은 사십 대 초반에 읽었었는데 불교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곳에서 경험했다는 스님의 일화는 간혹 선(禪) 수행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마곡사는 충청남도 100여개 사암(寺庵)을 관할하는 본찰로서 큰절이다. 절을 나와 시내로 향했다.
다음에 갈 곳은 공산성(公山城)이었다. 공산성은 백제 산성으로 조선 선조와 인조 때 석성으로 개축하였다고 한다. 연휴 동안 백제문화제가 열려 주변 상가는 관광객들로 크게 붐볐다. 주변의 식당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밤 파이’ 등을 파는 곳에 젊은이들이 적지 않았다. 공주는 밤의 주산지로 유명한 것을 처음 알았다.
우리 가족은 청국장으로 유명한 어느 식당에서 40여 분을 기다려서야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다행히 주문한 ‘청국장’과 ‘김치짜글이’는 모두 맛있다고 했다. 맛집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식사를 마친 후 공산성 망루에 올랐다. 금강과 함께 넓게 펼쳐진 공주 시가지가 보였다. 공주는 큰 고을 ‘주(州)’ 자(字)를 쓸 만큼 큰 도시임을 새삼 알 수 있었다.
사실, 이곳을 두 번째 가족여행으로 선택한 이유는 마곡사와 공산성 때문이 아니었다. 언젠가 방송에서 보았던 구도심(이곳 사람들은 王都였다는 의미로 왕도심으로 부른다) 한 귀퉁이에 있다는 한옥 카페 ‘루시아의 뜰’을 들르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이 층 한옥 마루에서 마당을 바라보며 느긋이 차를 마시고 싶었던 것이다. 휴일에 방문하여 아쉽게도 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혹시 하는 마음으로 그 카페가 있다는 왕도심(王都心)을 찾았다. 그곳은 제민천이라는 내를 중심으로 카페와 책방, 미술관 등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었다. 문득, 한여름 가족여행의 고단함을 시원한 솔바람이 되어준 담양의 명가은이 떠올랐다.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에 새삼 여행의 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공주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제민천을 따라 이어지는 골목과 골목에 숨어 있던 과거의 파편들을 다양한 풍경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생명이 있는 현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젊은이들과 가족여행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골목 구석구석을 걷고 있었다. 그들을 반기듯 여기저기 가게 안의 붉은 등이 켜지고 있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공주도 정말 좋았어!”
|
|
|
|
주간문경 기자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