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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위 얼굴

2025년 05월 20일(화) 17:23 [주간문경]

 

 

↑↑ 정창식
문경문화원 부원장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 대표
법무사

ⓒ 주간문경

 

“보세요, 저기를 보세요! 어니스트 씨가 바로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입니다!”

미국 작가 너새니얼 호손(Nathanier Hawthorne, 1804년∼1854년)이 1850년대에 쓴 ‘큰 바위 얼굴’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단편소설이다. 이는 소설에서 주인공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던 어느 시인이 외쳤던 말이다.

소설의 배경은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어느 산골 마을이다. 마을에는 사람의 얼굴을 닮은 큰 바위가 있다. 사람들은 그 바위를 ‘큰 바위 얼굴’이라고 불렀다. 마을 사람들은 큰 바위 모습이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이며, 언젠가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어니스트도 어릴 때부터 그와 같은 마을의 전설을 듣고 언젠가 마을에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위대한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자랐다.

어니스트는 세월이 흐르면서 돈 많은 부자와 용맹한 장군, 뛰어난 언변의 정치인, 글을 잘 쓰는 시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처음에 큰 바위 얼굴처럼 훌륭한 사람인 듯 보였지만 영악하고 탐욕스럽거나 권력과 명예욕에 가득 차 있어 자애와 지혜가 부족함을 알았다. 그렇지만 어니스트는 실망하지 않고 언젠가는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 소설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때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찾았던 ‘큰 바위 얼굴’이 주인공 어니스트였음을 깨닫게 되는 반전에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던 기억이 있다.

어니스트는 늘 ‘큰 바위 얼굴’의 출현을 믿고 이를 닮은 위대하고 훌륭한 인물을 그리며 스스로를 내면화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것은 세속의 부와 명예 그리고 재능이 아닌 겸손과 자애 그리고 사랑을 실천하는 참 인간으로의 성장이었다.

결국 ‘큰 바위 얼굴’은 물질적이고 외형적인 뛰어남이 아닌 내면화된 인격의 성숙을 지닌 존재임을 소설은 나타내고 있다.

농부이면서 촌부인 어니스트는 자애와 진실, 사랑을 전달하는 설교자가 되어 사람들 앞에 서게 된다. 그때, 그의 모습을 본 시인과 마을 사람들은 어니스트야말로 ‘큰 바위 얼굴’임을 알게 된 것이다.

사실, 큰 바위 얼굴은 우리에게 낯선 존재가 아니다. 우리에게도 ‘큰 바위 얼굴’ 같은 이가 있었다. 마을과 단체 등 어느 곳에서도 한 명 이상은 반드시 존재하였다. 그들의 오랜 연륜과 지혜 그리고 자애로운 품은 젊은 사람들에 한없는 존경을 이끌기에 충분하였다. 우리들은 그들을 ‘어른’이라고 불렀다.

‘어르신’은 그러한 명칭의 극존칭이기도 하다. 한없는 존경으로 어른을 따르던 젊은이들은 어느새 ‘큰 바위 얼굴’이 된 어니스트처럼 간혹 자신이 어른이 되곤 했다. 그것은 어른의 모습을 자신 안에 투영하여 이를 닮으려고 노력해온 결과였다.

최근에 사라졌다고 여겼던 ‘어른’이라는 호칭을 오랜만에 들을 수 있었다. ‘어른 김장하’라는 영화를 통해서다. 진주의 어느 한약방을 운영하던 김장하 어른은 자신이 번 돈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고 한다. 그리고 평생을 지역사회 및 교육 그리고 문화 단체 등에 기부하였다. 누군가 그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돈은 똥과 같아서 모아두면 구린내가 나고 흩어버리면 거름이 됩니다.”

사람들은 그를 ‘어른’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요즘은 우리 사회에 어른이 없다고들 탄식한다. 과연 그럴까. 어쩌면, 우리들이 어른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어른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

소설에서처럼 우리들이 ‘큰 바위 얼굴’의 출현을 간절히 원한다면 언젠가 어니스트처럼 우리는 스스로 ‘큰 바위 얼굴’ 같은 어른이 되는 날이 있을 듯하다. 분명히.

주간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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