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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길에서 찾은 새로운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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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3일(금) 17:50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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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장애인활동지원사 | ⓒ 주간문경 | | 30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며 새로운 꿈과 희망을 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면 홀가분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침에 눈을 떠도 출근할 곳이 없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시간을 보내던 중 인터넷을 통해 고용센터에서 재취업 훈련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상담을 받은 후 굴착기와 지게차 운전 교육을 신청해 면허를 취득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다시 사회에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잠시였다. 면허증만으로는 취업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 다시 진로를 고민하던 중 요양보호사 교육을 알게 되었고, 교육을 받으면서 장애인활동지원사라는 직업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장애인활동지원사는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고 활동지원을 해 주는 사람이란 것을 알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의미 있는 제2의 인생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했고,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게 되었다.
관내 요양보호시설과 장애인종합복지관에 이력서를 제출한 뒤 가장 먼저 연락이 온 곳은 장애인종합복지관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면접장에 들어섰고, 면접관의 여러 가지 질문 중 30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하신 분이 흔히 3D업종이라고 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 일을 하실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솔직히 그때 나는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나에게 주어진 일에 책임있게 성실히 일을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렇게 나의 제2의 인생여정은 시작되었다.
처음 맡은 업무는 복지관에서 생활하시는 휠체어 이용 지체장애인을 지원하는 일이었다. 휠체어를 밀고 식당으로 이동해 함께 식사를 하는 일조차 낯설고 조심스러웠다. 혹시라도 불편을 드리지는 않을까 긴장하며 하루를 보냈고, 작은 행동 하나에도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시고, 함께 웃으며 식사하는 시간이 자연스러워졌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었다.
돌이켜보면 예전의 나는 길에서 장애인을 만나도 무심히 지나치기 일쑤였고, 가까이에서 생활해 본 적이 없었기에 나도 모르게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함께 하루를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분들도 나와 똑같이 웃고, 기뻐하고, 때로는 속상해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의 무관심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졌고,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기 시작했다.
이후에 정식으로 새로운 임무를 배정받아 오전에는 가정에서 중증장애인을, 오후에는 지적장애 학생을 지원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복지관과 체육관 등 학생과 함께 이용하던 시설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집과 공원 등을 오가는 반복된 일상이 계속되자 학생의 얼굴에서도 웃음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았다. 무엇이라도 함께 즐겁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집에 쓰지 않고 묵혀 두었던 배드민턴 라켓을 꺼내 들었다.
우리는 영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셔틀콕 하나 제대로 맞히지 못해 함께 웃기도 하고, 셔틀콕을 주우러 운동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은 그 시간을 너무 즐거워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었다.
이렇게 같이 많은 노력을 한 결과 조금씩 실력이 늘면서 자신감도 생겼고, 둘만의 시간이 기다려지는 즐거운 생활이 되었다.
지금은 온누리스포츠센터에서 운영하는 어울림 배드민턴 교실과 경북장애인 배드민턴 교실에 함께 참여하며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운동을 즐기고 있다.
이렇게 점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볼 때마다 대단한 일을 한 것은 없지만, 함께 웃고 함께 땀 흘린 시간이 학생에게는 자신감을, 나의 마음 한쪽에는 보람되고 소소한 행복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한편,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이 누워서 생활하고 있는 중증 와상 장애인을 처음 만났을 때는 솔직히 두려움이 더 컸다. 내가 과연 이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말도 쉽지 않았고 의사 표현도 많지 않아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한 단어씩 서로 이야기하고 눈빛 손짓으로 소통하고 이해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열게 되었다. 아침마다 현관문을 열면 나를 기다렸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하루의 피곤함도, 걱정도 어느새 사라진다.
이렇게 의사소통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의 벽을 허물면서 즐겁게 일하는 것이 나의 소소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장애인활동지원사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아침에 눈 뜨면 오늘은 무슨 일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없어졌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며, 나를 불러주는 곳이 있다는 것이 나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 준다.
행복은 특별한 성공이나 큰 성취 속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식사를 하고, 함께 운동을 하고, 현관문을 열었을 때 반갑게 맞아주고 미소를 마주하는 아주 작은 것을 실천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행복이고 기쁨이 아닐까 생각한다.
돌아보면 내가 이용자분들에게 도움을 드렸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더 큰 행복을 선물 받은 사람은 바로 나였다. 그래서 내일도 변함없이 그분들을 만나러 길을 나설 것이다. 오늘도 내 삶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장애인활동지원사야 말로 진정 나의 행복의 길이다.
나를 진정 알아주고 기다려 주는 이용인을 위해, 오늘도 파이팅!하고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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