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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이 요구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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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7일(금) 15:57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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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정호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호서남 총동창회장 | ⓒ (주)문경사랑 | |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푸는 집단지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현실에서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2005년 판 제임스 서로위키의 ‘대중의 지혜’에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1906년 영국의 우생학자이자 찰스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골턴은 플리머스의 가축 박람회장에서 황소 무게 맞추기 대회를 구경했다. 787명이 도전했지만 누구도 정확한 답을 맞추지 못하였는데 황소의 실제 무게는 1198파운드였다. 참가자들이 소를 잘 모르기 때문에 대중의 어리석음을 입증하고 싶은 골턴은 보통 사람들이 써낸 평균값을 계산하여 보니, 1198파운드이었다.
이 결과는 이듬해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렸고, 사람들은 집단지성에 주목했다. 이 모습을 100년이 흐른 후 2012년 재현 한 것이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을 지낸 리오르 조레프가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린 ‘TED’강연회에서 황소 한 마리를 끌고 나와 관객을 놀라게 하며, 관중들에게 황소 무게를 가늠해 휴대전화로 전송하게 했더니, 140㎏에서 3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어림값을 500여명이 보내 왔고, 평균치는 813㎏이었는데, 실제 무게는 814㎏에 가까웠다.
세월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되거나 배가 되는 집단적인 지적능력을 의미한다. 일찍이 곤충학자 모턴 휠러는 개미가 협업 등의 집단생활을 통하여 효율적으로 먹이를 얻고, 거대한 개미집을 건설하는 모습 등을 관찰하여, 개체로는 미미한 존재인 개미가 집단을 이루어 협업하며 공동체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효율적인 집단 관리를 시도 할 때,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큰 힘을 발휘하게 되고, 군집으로서 집단의 힘을 보여 주며, 상당히 높은 지능체계를 구성한다고 주장하였다.
1999년 캐나다에 위치한 세계 3대 금광회사인 골드코프는 직원들의 파업과 더 이상 채굴할 금광도 없어 부채가 늘어나 파산 직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매큐언 골드코프 CEO는 회사가 갖고 있던 지적 재산과 지질 데이터를 웹사이트에 공개하는 모험을 하며, 57만달러(6억원)의 상금을 내걸고 금 매장 후보지나 효율적인 탐사 방법을 제안하는 참가자에게 지급하는 이벤트(골드코프 챌린지)를 한 결과 50여 나라에서 10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벤트에 참여 했는데, 골드코프는 이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110개의 금광 후보지를 찾아냈고, 여기서 220톤이 넘는 금을 채굴 했다. 30억 달러에 달하는 양이었다. 회사는 다시 정상 궤도를 찾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의 산물이다. 위키란 ‘What I know of it. 이것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의 머리글자인데, 하와이 원주민어로 “빠르다‘ 는 뜻을 동시에 갖고 있기도 하고 백과사전이란 뜻의 ’Encyclopedia’가 합쳐진 말이다. 2001년 1월 15일 출범한 위키피디아는 약 20년 만에 보상도 없는 익명의 자발적 참여자에 의해 구글, 유튜브, 페이스 북, 바이두에 이은 세계 5위의 웹 사이트가 되었고, 작년 1월 1일 기준 290여개 언어로 쓰인 위키백과의 월 평균 페이지 뷰는 150억 건이고, 약 5000만개의 문서가 올라와 있다. 각 분야의 신뢰할만한 전문가들이 만드는 브리태니커 등에 비해 품질 면에서 걱정을 했으나 오류 역시 재빠르게 수정을 하고 있어, 전문가들이 만드는 사전을 제치고 집단지성에 의한 협력적인 의사소통 방식은 소수 엘리트 중심으로 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방식에 비해 우월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17일 국무총리실 김해 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기존의 김해 공항 확장 안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가덕도 신공항으로 내년 4월의 부산시장 보궐 선거와 2020년 3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변경되는 모양이다. 전문가 그룹도 하루아침에 결론을 뒤집었다, 이해 당사자인 부․울․경과 대구 경북의 시민들을 모아 놓고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 할 기회도 주지 않는 오직 표만 의식한 표퓰리즘적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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