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먹기 달렸더라
|
2020년 09월 22일(화) 16:49 [(주)문경사랑] 
|
|

| 
|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옛날 어느 산골에 길을 가던 노인이 ‘삼년고개’라는 곳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이 고개에는 여기서 한번 넘어지면 삼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오랜 전설을 지니고 있어 고개 이름도 ‘삼년고개’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이 고개에서 넘어졌던 노인은 집에 와 자리보전을 하고 누워 삼년밖에 더 살지 못함을 애통해 하면서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지나던 도인(道人)이 이 이야기를 듣고 그 노인을 데리고 그 고개에 가서 노인에게 몇 번 더 굴러라고 하였다. “한 번 굴러는 데 3년을 사니 두 번 굴러면 6년, 세번 굴러면 9년을 살지 않겠소?” 이 소리를 들은 노인은 연거푸 열 번을 굴렀다. 그 노인은 자신이 생겨 건강하게 30년을 더 살았다고 한다. 마음먹기 달렸다.
신라(新羅)의 26대 진평왕(眞平王)부터 31대 신문왕(神文王)까지 살았던 원효(元曉, 617~686)가 젊은 시절 당(唐)나라 유학길에 올라 요동(遼東) 벌판에서 야영을 하게 되었다. 밤중에 목이 말라 들판의 바가지에 든 물을 아주 맛있게 마시고 잤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밤에 물을 마셨던 바가지가 사람의 해골이었다. 구역질이 나서 토하고 난 다음에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학길을 포기하고 경주(慶州)로 돌아와 혼자 정진하여 해동종(海東宗)의 시조가 되고 신라 십성(十聖)의 한 사람이 되었으며, 한편 대학자인 설총(薛聰)의 아버지가 되기도 하였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만이 만든다[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
조선시대 선조(宣祖) 초에 발발한 임진왜란(壬辰倭亂)에서 이순신(李舜臣, 1545~1598) 장군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다. 승승장구하던 그가 모함을 받아 파직되고 백의종군(白衣從軍)으로 있다가 원균(元均)이 이끄는 수군이 일본에 의해 거의 전멸되다시피 패함에 다시 수군통제사(水軍統制使)가 되어 현지에 부임하였다.
수백척의 전함이 모두 침몰되고 불과 12척만 남아 있었다. 장졸들은 물론 임금까지도 열두척으로 수많은 왜선을 어떻게 상대하겠는가 하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때, 이순신 장군은 ‘상유십이척(尙有十二隻)’, 즉 ‘아직도 열두척이나 되는 배가 있다’고 독려하면서 전렬을 가다듬어 선조 30년 1597년 9월 울돌목에서 전선 백여척을 격파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명량대첩(鳴梁大捷)이었다. 같은 열두척이라도 ‘열두척 밖에 없다’는 말과 ‘열두척이나 된다’는 말은 우리의 마음에 전혀 다른 의미를 주고 있다.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지(智)와 정(情)과 의(意)의 움직임을 뜻하고 이들 움직임의 근원이 되는 정신적 상태의 총체, 곧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주만물의 근원적 실재가 마음이라는 설과 물질이라는 설이 있는데, 앞의 것을 유심론(唯心論)이라 하고 뒤의 것을 유물론(唯物論)이라 한다.
유심론은 유심사관(唯心史觀)을 가져오고 유물론은 유물사관(唯物史觀)을 가져왔으며, 나아가 사상적 이데올로기로 발전하였고, 유․무신론의 종교에까지 파급되었던 것이다. 마음에서 생각이 나오고 생각은 정신을 잉태하여 정신에서 사상(思想)이 형성된다, 생각은 마음에 느끼는 의견, 곧 관념(觀念)을 말하고, 정신은 형이상학적이고 비물질적인 실체를 일컫는다.
불교에 ‘유심정토(唯心淨土)’라는 말이 있다. 오로지 마음만이 깨끗한 땅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 ‘마음 한 번 잘 먹으면 북두칠성이 굽어 보신다’라는 것이 있다. 마음을 착하게 가지면 하늘도 돌봐준다는 의미이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고 한다. 한 가지 일에 정신을 집중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말이다. 마음 먹기에 따라 이 세상은 낙원일수도 있고 지옥일 수도 있다.
김기범 작사∙작곡에 김보성 노래의 ≪마음먹기 달렸더라≫라는 가요를 읊어본다. ‘거울앞에 앉아서 얼굴을 바라보니 / 꽃다운 내 청춘 어디로 가고 / 뒤돌아보니 세월은 벌써 저만치 가고 있구나 / 이 술 한 잔에 내 청춘을 불태우고 / 이 술 한 잔에 이밤을 지새운다 / 그러나 세상은 별거 아니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면은 부귀영화 별거더냐 마음 먹기 달렸더라 마음먹기 달렸더라 / 그 누가 인생을 고해(苦海)라 했나 했-나.’
|
|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문경사랑.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주)문경사랑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문경사랑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