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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세상읽기(12)- 대명천지에 아직도 독살(毒殺)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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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9월 11일(금) 16:26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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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강성주
전 재경문경시향우회장
전 포항문화방송 사장 | ⓒ (주)문경사랑 | | 영화를 보면 독살(毒殺) 장면이 나온다. 옛날에는 독이 든 음식이나 술잔을 통해, 지금은 주사기나 아니면 ‘슬쩍 하면서’ 순식간에 상대를 쓰러뜨리는 수법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러시아는 21세기인 아직도 영화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독살을 하고 있는 듯 해서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다.
지난 2일 독일 정부는 러시아의 알렉세이 나발니(Alexei Navalny, 1976년생) 변호사에 대한 독성 물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중독된 ‘명백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독일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나발니 변호사가 러시아에서 신경작용제 공격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며, 독일정부는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政敵)인 나발니 변호사는 지난 8월 20일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Tomsk)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쓰러져, 도중 옴스크(Omsk)에 비상착륙한 여객기에서 내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아직 혼수상태이다. 사건 직후 나발니의 대변인은 “비행기에 오르기 전 나발니는 공항에서 홍차(紅茶) 한 잔 마신게 전부다. 누군가가 그의 차(茶)에 독극물을 넣은 것 같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나발니를 그냥 러시아 병원에 방치할 경우, 나발니의 생명은 푸틴의 손으로 넘어간다. 그러자 유럽(EU)의 인권단체들은 22일 재빨리 전세기와 의료진을 보내 나발니를 유럽 최대의 대학병원인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Charité) 의대 부속병원으로 이송했다. 나발니 이송 열흘 만인 지난 2일 검사 결과가 나왔고, 독일과 미국 등 여러 나라가 러시아의 야만적인 행위를 규탄하고 있다.
나발니, 아직 혼수상태
나발니는 30대 초반인 2009년 SNS 등을 통해 푸틴 정권의 부패와 정경유착의 실상을 폭로하며 유명해진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당 정치인이다.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나서 27%를 득표하며 러시아 정계에 돌풍을 일으켰으나. 2014년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쉐(Yves Rocher)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000만 루불(5억원 정도)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3년6개월의 징역형에 대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고, 이 때문에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종신집권을 노리는 푸틴(1952년생)에게 젊은 나발니는 유쾌하지 못한 존재이다.
나발니는 2017년에는 안면에 소독용 염료 공격을 받았고, 2019년 7월에는 무허가 집회로 구속돼 있는 동안 구치소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증세로 중태에 빠지는 등 지속적으로 위험에 노출돼 오다가, 이번 사건을 당한 것이다.
나발니 사건에 사용된 노비촉(Novichok)은 김정남을 독살한 신경독(神經毒) VX 보다도 5~8배 강한 독성을 지닌 치명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 노비촉[러시아어 ‘노비촉’은 ‘새로 온 신입사원’이란 뜻]은 구 소련이 1970년 대 군사용으로 개발한 독극물로 다른 나라에서는 제조 기술이 없고, 이 물질의 존재와 화학 구조도 개발에 참여했던 러시아 과학자가 1990년대 미국으로 망명해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노비촉은 지난 2018년 3월 영국 솔즈버리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69) 부녀 독살 미수 사건에서도 사용된 적이 있다. 스크리팔 부녀는 러시아 정보요원이 자택의 손잡이에 묻혀 놓은 노비촉을 만졌다가 중독됐다. 노비촉은 가스가 아니라 분말(粉末) 형태로 마시거나 먹는 것뿐만 아니라 피부와 점막을 통해서도 흡수되며, 뇌경련, 호흡곤란, 구토, 심장박동 급변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김정은 이복 형, 김정남도 독살당해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독살은 오래 전부터 인류 역사에서 행해진 일이다. 독살에 대해 우리가 가까이 느낀 경우는 북한 김정은의 이복(異腹)형인 김정남(金正男, 1971~2017)이 지난 2017년 2월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북한 공작원의 사주(使嗾)를 받은 2명의 여성에 의해 독살된 경우다.
이 사건을 수사한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의 시신에서 매우 강한 신경파괴 독극물인 VX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여성 2명이 차례로 김정남의 얼굴에 손을 댔다는 점에서, 여성 2명에게 각기 다른 원료물질을 손에 묻혀, 이 두 물질이 김정남의 안면에서 서로 만나 반응해서 VX가 되는, 이원화 화학무기 형태의 VX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당시 우리 국가정보원은 김정은이 후계자가 된 이듬해인 2012년 초부터, 정찰총국 등 북한 정보 당국이 최우선 목표로 김정남의 암살을 추진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악랄한 김정은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두 대통령이 지금에야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북한하고 이야기 해 봤자 모두 사기’라는 것을 옛날부터 알고 “조심 조심 접근해야 한다”고 말해 왔는데도, 대통령들이 이제야 아는 것을 보면, 대통령의 정보력과 판단력이라는 것도 어쩌면 많은 국민들의 지혜의 총합(總合)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위대(偉大)’하고, ‘모든 주권(主權)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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