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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와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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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 01일(토) 09:12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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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가족 이외로 사회에서 만난 사람을 연륜대로 나누면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선배(先輩)로서, 연령․학문․덕행․경험․지위 등이 자기보다 많거나 나은 사람이나 또는 같은 출신학교를 자기보다 먼저 졸업한 사람을 말한다.
둘째는 후배(後輩)로서 선배와 반대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리고 셋째는 동기(同期)인 바, 같은 시기에 수료한 사람들이다.
같은 연도에 같은 학년을 수학한 사람이 동기이고, 같은 학교를 다닌 사람이 동창이며, 같은 학교에서 같은 학년을 다녔으면 동기동창이 된다.
이러한 인간관계는 학교․군대․직장․고향․연령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하나의 질서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동양의 전통에 따르면 나이가 나보다 두 배에 이르면 부모처럼 모시고, 10년쯤 앞서면 형의 대우를 하며 5년 이내가 되면 어깨를 나란히 하는 친구로서 사귀라는 말이 있다. 즉, 연장이배즉 부사지(年長二倍則父事之)하고, 십년이장즉 형사지(十年以長則兄事之)하며, 오년이장즉 견수지(五年以長則 肩隨之)하라고 되어있다.
그리고 어버이인 경우에는 효성으로 모시고[事親以孝], 형제간에 있어서는 형은 우애롭고 아우는 공손해야 하며[兄友弟恭], 친구일 경우에는 믿음으로 사귀어야 한다[交友以信]. 남의 부모도 내 부모처럼 극진히 모시고 남의 형제도 내 형제처럼 우애롭게 지내며 친구들을 신의로서 사귄다면 우리의 인간사회에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간관계의 좋고 나쁨이 결정되어진다.
무릇 본인의 입장에서 선배를 대할 때에는 존경하는 마음과 경외스러운 자세로 정중히 모시도록 하고 후배에 대해서는 아끼고 격려하며 지도하는 자세로 조심스럽게 대하며, 동기에 대해서는 애정과 친근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사귀도록 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본인이 이와 같은 마음과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면 그는 선배로부터 사랑과 지도와 협조를 받게 되고, 후배로부터는 존경과 추종과 승복을 얻게 되며, 동기로부터는 신뢰와 우정과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 선․후배와 동기를 대함에 있어서는 매우 어렵고 신경 쓰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그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높은 지위에 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약간 점잖거나 의젓하게 처신하면 건방지다, 교만하다, 목에 힘준다고 하며 비난하고 원망하게 되며, 아주 친절하게 잘 해주면 버릇없이 대하고 다소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소인배(小人輩)들일수록 이러한 성향을 강하게 띄고 있으므로 너무 가까이 할 수도, 너무 멀리 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1981년 3월부터 1985년 3월까지 모교인 문경중학교의 총동창회 회장직을 역임했다. 이 4년 동안에 동창회 활성화, 체육대회 정례개최, 장학기금 마련, 기념비 및 모교정문 건립 등과 같은 몇 가지 업적을 남겼다. 이와 같은 물리적 업적 이외에 또 한 가지 중요한 공적이 있었으니, 바로 선․후배간의 예절회복이었다.
특히 문경에 있어서 당시 동문 상호간의 위계와 질서는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채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었다. 동문 간에 예의와 존경이 오고가는 풍토의 조성을 강조하였고, 그래서 회장인 나부터 동문들에게 깍듯한 태도를 보였으며, 후배들에게 말을 하대하지 않고 꼭 경어를 썼다. 차차 분위기가 형성되고 질서가 잡혀가기 시작했으며, 이 풍토는 차차 문경으로부터 서울과 대구 등 출향 동문사회에까지 파급되어 갔던 것이다.
내가 먼저 선․후배와 동기들을 지극한 존경과 예의로 대하며, 다음에 그들로부터 높은 믿음과 애정을 받게 되는 건전하고도 아름다운 풍습이 우리사회에 굳게 뿌리 내리기를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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