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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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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19일(화) 16:35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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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문경문학관 운영자문위원들의 소통을 위해 만든 단체 카톡방에 알림 불이 켜졌다. 이 방에는 문학관과 위원들의 근황과 개인적인 소식들이 전해지는데, 새로 올라온 것은 몇 장의 사진이었다.
새 한 마리가 장대 위에 서서 먼데 하늘을 보는 형상인데, 솟대였다. 부리와 몸통 그리고 꼬리를 단순화해서 조각한 새를 장대가 받쳐주는, 전체적으로 비례와 균형미가 돋보이는 듯했다. 솟대를 오브제로 오랫동안 작업해 온 전문가의 작품임이 분명했다.
“솟대가 아름다운 건 무엇이고 한없는 하늘바라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도자기 솟대입니다.”
작가의 설명에 뒤이어 작품을 호평하는 위원들의 댓글이 속속 올라왔다.
설촌(雪村) 심재연, 그는 사단법인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솟대명장이다. 십여 년 전에 한국농어촌공사 문경지사를 퇴임하고 그 전부터 천착하였던 솟대에 본격적으로 몰두하였다.
그는 한국미술제에서 금상 등을, 예술대제전 등에서 특상 등을 수상하였다. 그 외에도 각종 권위있는 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 솟대 부분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에는 문경새재 옛길박물관에서 “솟대, 새재를 날다”라는 주제어로 초대전을 열어 문경새재를 찾는 이들에게 솟대의 가치와 예술적 미(美)를 널리 알렸다. 한동안 옛길박물관 뜰 앞에 그의 작품이 자리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서울과 경기도 등 전국 각지에서 수 십 회의 솟대 전시와 체험행사 및 작품설치를 하였다. 작년 여름에는 서울 인사동에서 솟대 전시회를 열어 큰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작업 공방을 찾았다.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솟대를 설명하는 모습에서 솟대에 대한 열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솟대 작업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어요. 산에서 솟대의 재료가 되는 다양한 나무를 찾는 기쁨이 첫 번째이고, 그 재료를 완숙하여 새로운 변화를 발견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이 두 번째이며, 작품으로 완성되었을 때의 기쁨이 세 번째입니다.”
그래서, 그는 솟대 만드는 일이 즐겁다고 한다. 그리고 새로운 작품 구상에 몰두하는 일이 일상이라고 했다. 지금은 다음 전시를 위해 백 개의 쇠줄에 새의 비상과 군무를 형상화하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하였다.
공방을 둘러보았다. 다양한 소재로 만든 각양각색의 솟대들이 가득했다. 모든 작품의 정점에는 새가 있었다. 새는 늘 자신이 날아갈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새의 소망이 깃든 몸짓이었다. 수천 년 전부터 새는 하늘과 인간의 메신저로서 솟대가 되어 저렇게 우리들과 함께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소망과 희망 그리고 기원을 솟대에 담아 그 성취를 기도해 왔다.
문득, 솟대를 보면서 새해 소망이 생각났다. 그리고 문경문화원에서 새해 경구로 정한 “덕파무애(德波無涯)”가 떠올랐다. 덕을 펼치며 살아가면 어려움이 닥쳐오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덕이 있으면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자신의 수행으로 쌓은 덕이 중생들에게 널리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랬다. 덕(德)은 우리에게 중요한 덕목이면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패와 갑옷이기도 하다.
문경문화원이 새해 경구로 새삼 덕을 강조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 어려운 때에 우리 모두가 덕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여 잘 극복하기를 소망하였는지 모르겠다. 하여, 2021년 새해를 “소처럼 듬직하게 뚜벅뚜벅” 잘 헤쳐 갈 것이다.
“솟대와 함께 사람들이 더욱 행복했으면 합니다.”
그가 새해 소망을 말했다. 문득, 저와 같은 덕성(德性)의 마음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하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후두둑’ 소리가 들린 것은. 새들이 그의 소망을 들었던 것일까. 아! 먼데 하늘을 바라보던 새들이 비상하려는 듯 박제된 날개를 펄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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