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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농공상(士農工商)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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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 29일(금) 17:18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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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인도(印度)에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극단적인 세습적 신분제도로 네 계급이 있었는데, 이를 카스트(Caste)라 하고 사성(四姓) 또는 사종성(四種姓)이라 번역하였다. 이 네 계급은 승려인 바라문(婆羅門), 왕족이나 무인인 찰제리(刹帝利), 평민인 비사(毗舍) 또는 폐사(吠舍), 노예인 수다라(首陀羅)로 되어 있다.
바라문은 우주만물의 창조신으로서 사바세계(娑婆世界)를 주재하는 범천왕(梵天王)의 후예로 그의 입에서 나왔다 하며 제사와 교법(敎法)을 다스려 다른 삼성의 존경을 받는 최고의 신분이고, 찰제리는 왕과 왕족 및 무사들의 계급이다. 그리고 비사 또는 폐사는 농업과 공업 및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며 수다라는 최하위의 노예계급으로서 인도의 아리아인(Aryan) 이외의 종족으로서 다른 삼성과 달리 다시 재생(再生)할 수 없다고 한다.
후일 영국(英國)이 지배하면서 노예해방과 함께 제4계급인 수다라는 폐지되었던 것이다. 인도의 신분제도에서 특이한 것은 다른 나라와 달리 승려를 왕보다 더 높은 지위에 두었다는 점이다. 인도에서의 이러한 신분상의 소속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하여지며 한 계급에서 다른 계급으로 옮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직업, 통혼, 관습 등이 엄격히 규정되어 있어 많은 제약을 받아 왔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봉건시대에는 엄격한 네 가지의 사회계급이 있었으며, 이는 오랫동안의 전통으로 이어져 왔다. 먼저 신분상으로는 왕족, 양반, 상인(常人), 천민 등으로 구분되는 바, 왕족은 왕과 그 일족이고 양반은 동반과 서반, 곧 문반(文班)과 무반(武班)에 속하는 부류이며, 상인은 주로 농업에 종사하는 평민이고 천민은 공업 및 상업과 같은 천역(賤役)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직업상으로는 사농공상(士農工商)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는 선비로서 통치와 학문에 종사하고 농은 농부로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직업이고 공은 공장(工匠)으로서 기계와 도구를 만들며 상은 상인으로서 유통과 거래를 담당하는 직업이다.
우리나라 역시 신분상 및 직업상의 벽을 넘어서기가 무척 어려웠으며, 특히 상인이나 천민에서 양반으로 바뀌는 길이나 농공상에서 선비의 길로 진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백성들의 욕구불만은 대단히 커서 부작용과 반란이 자주 일어났던 것이다. 계급타파를 위한 투쟁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현대에 이르러 상당히 평등한 사회로 전환되어 오늘과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자유시장체제의 자본주의국가이다. 따라서 국가통치나 국민생활에 있어 경제가 갖는 비중은 매우 높다. 오늘날 고용과 소득 및 부가가치의 창출에서 볼 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상업이고 다음은 공업이고 셋째는 농업이며 선비직업은 맨 끝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사농공상의 네 계급 가운데 하나를 버린다고 하면, 나는 사를 버릴 것이다. 사를 버리면 통치와 학문이 없어져서 정부와 문화가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인류는 존재하고 문명은 발달하게 된다.
다시 하나를 버린다면, 나는 상을 버릴 것이다. 상인이 없어도 물건 만드는 사람과 농사짓는 사람만 있으면 물물교환을 통해 생활은 영위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를 버리라고 하면, 나는 공을 버릴 것이다. 기계와 도구가 없어 불편하겠지만 농사만 짓는다면 인간의 생존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부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곧 농사는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해석에서 볼 때, 경제적 가치에서는 상-공-농-사의 순위가 되고, 생존적 중요성에서는 농-공-상-사의 순위가 옳지 않을까 한다. 국가통치와 지방자치에서도 이러한 기준을 깊이 고려함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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