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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용기

2018년 03월 07일(수) 13:27 [(주)문경사랑]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정의(正義)와 용기(勇氣)는 모두 바람직하고도 필요한 미덕이다. 정의는 올바른 도리로서 여러 가지 덕(德)의 중정(中正)을 말하며, 용기는 용맹스러운 기운, 또는 실천하는 의지와 힘을 일컫는다. 그런데 성현의 말씀 가운데 서로 상반되는 것이 있어 우리를 당혹케 하고 있다.
‘견의불위 무용야(見義不爲無勇也)’라는 말은 정의로운 것을 보고 행하지 않으면 용기가 없다는 뜻이니 옳은 지적이다. 그리고 ‘군자 위방불입(君子危邦不入)’이란 말은 군자같이 훌륭한 사람은 결코 위험한 곳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이니 이 또한 옳은 표현이다.

그러나 보통 정의로운 일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정의롭고 정당한 일을 행하고자 할 때에는 위태로움을 당할 가능성이 짙다. 따라서 정의롭되 위험이 따르는 경우에 어느 말을 따라 행동해야 할지 당황해진다.

나는 살아오는 동안 여러 가지 경험을 했다. 용기 없는 정의도 많았고 정의 없는 용기도 적지 않았다. 나의 판단으로 정의롭다고 생각한 일에 용기를 발휘한 몇 가지 사례를 자랑삼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1954년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쉰이 조금 넘은 한문 선생을 학생들은 할아버지, 보통은 ‘할배’라고 불렀는데, 그 분은 그 별명을 듣기를 무척 싫어했다. 어느 날 수업하러오는 그 선생을 본 학생 하나가 크게 “할배 온다!”라고 소리쳐서 모두 교실에 들어가 앉았다.

출석을 부른 다음에, “아까 할배 온다라고 소리친 학생 일어나!”라고 말씀했으나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오지 않으면 수업을 하지 않겠다”라고 했으나 약 5분이 지나도 일어나는 범인이 없었다.

그 때 한 학생이 “제가 했습니다”하고 일어났다. 그 학생을 바라본 선생께서 “방과후 교무실로 오너라”하셨다. 선생은 교무실에 온 그 학생에게 “네가 하지 않은 것을 내가 안다. 너는 큰 지도자가 되겠구나”하고 돌려보냈다. 그 학생이 바로 나였다.

두 번째는 군대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1958년에 육군훈련소를 거쳐 처음 배속된 곳이 포천에 있던 수도사단 혜산진부대의 말단 소대였다. 매주 목요일 점심은 소고기국이 나오게 되어 있어 모두 그날을 학수고대했으나 소고기국물은 나오지만 정작 소고기는 구경해보지 못했다.

어느 목요일 점심시간에 사단장이 직접 참모들과 연대장 이하 지휘관들을 대동하여 현지 확인시찰을 나왔다. 처음으로 고기가 들어있는 소고기국을 먹고 있는데, 사단장이 돌면서 한 사병에게 물었다.

“항상 목요일에는 이와 같은 점심식사를 하느냐?” 그 사병은 일어서서 우렁찬 소리로 “네 그렇습니다. 언제나 이와 같습니다.” 아침에 소대장이 지시한 말과 똑같이 복창했다. 몇몇 사병이 똑같은 답변을 하는 말을 들으면서 나는 속으로 ‘나에게 물어줬으면’하고 바랐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나의 옆을 지나던 사단장이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하였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아닙니다. 고기가 들어있는 소고기국은 오늘 처음 먹어 봅니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식당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사단장은 소리 없이 떠났다. 그 이후 상당기간 목요일이면 소고기가 조금씩 나왔고, 나는 소대에서 기합을 받을 것을 염려한 사단장의 배려로 연대본부 인사과로 영전해갔었다. 이 사단장이 바로 후일 합참의장까지 지낸 한 신(韓 信) 장군이시다.

이 이외에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원장 때, 전임 총장이 만든 서울대학교 발전계획을 학장회의에서 폐기하려 한 것을 방어하여 수정안으로 바꾼 1989년의 일, 2000년 무렵 평소 알고 지내던 고(高) 모 교수가 간첩으로 판명되어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선처를 바란다는 진솔한 진술을 하여 조사관들을 감격케 한 일 등 다수가 있다.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의롭고 용기 있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남들로부터 진심어린 존경을 받고 보람찬 사회활동을 하며 여생도 행복해야만 할 것이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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