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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 좋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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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7일(화) 14:24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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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성경의 구약전서 창세기 1장 1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하나님(하느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니라(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s and the earth.).”
그리고 1장 31절은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여섯째 날이니라(God saw all that he made, and it was very good. The Sixth day.).”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한 우주천체와 삼라만상이 일정한 법칙에 따라 질서있게 운행하고 모든 생물의 성장과 신진대사가 올바로 진행되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 의한 다스림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면서 매우 흡족해 마지않았다는 이야기다. 확실히 세상의 초기에는 충분히 그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렀다. 지구가 출현한지 45억년이 지났고 두 발로 선 인류가 나타난 지 400만년이 경과했으며 창세기 연륜으로도 6,000여년이 되었다. 그동안 천체의 운행은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되어 왔지만 우리 지구상의 자연과 생태계는 많은 변천을 거듭해 왔고, 특히 인류사회는 숱한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천상에 계신 하나님이 지금 지구의 실상, 특히 인류사회의 현재 모습을 굽어보신다면 어떤 감회를 가지실까? 여전히 흡족해하시고 보기에 심히 좋다고 하실까? 지상에 일어나고 있는 숱한 자연재해와 인간비극의 현실을 보면서 당초 창조시에 희망했던 것과 너무 동떨어진 모습에 얼굴을 찡그리고 괴로워하지 않을까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우리의 속담이 있고,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百聞不如一見] 라는 문자도 있다. 사람은 두 눈으로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보고, 다음에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하며 좋고 나쁨을 판단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녀와 노소를 불구하고 얼굴 화장을 하고 옷치장을 하여 남들이 보기에 좋도록 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동물과 조류와 곤충들까지도 생존을 위해 몸을 보호색으로 바꾸는 진화과정을 밟아왔던 것이다. 우리는 밥상위의 음식을 보기 좋게 차려서 남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상품을 진열대에 보기 좋게 배치하여 구매자의 흥미를 돋우며, 운동경기를 보기 좋게 진행하여 관람자들의 관심을 높이도록 한다.
인간사회의 체제와 운영을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한 가정에서의 가족관계, 모임과 조직의 구성원간의 상호작용,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의 정치·행정, 국제적 및 세계적 상호관계 등의 모든 영역에 있어 안정과 평화가 이루어지면 보기에 좋고 질서와 조화가 확보되면 더 보기가 좋으며 화목과 단합의 기풍이 조성되면 더 없이 보기 좋다.
이렇게 되면 소속된 곳이 보기 싫어 떠나는 사람이 없고 인간사회가 보기 싫어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없으며 세상이 보기 싫어 지구를 떠나는 사람도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삶 자체를 싫어하는 염세자, 세상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반항아, 인생살이를 고해(苦海)로만 느끼는 체념가가 많아지는 것은 주변의 모든 것이 보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의 몸치장이나 행동거지에서부터 단체와 사회, 국가와 세계의 품격에 이르기까지 보기에 좋은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힘써야 한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동안 우리 눈에 보기 좋은 것만 보이게 하고, 그래서 이승은 참으로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이라고 모두가 느끼게 해야 하겠다.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 인간에게도 좋고, 나아가 우리를 만들어주신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보답의 길도 되지 않을까 한다.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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