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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족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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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31일(금) 17:11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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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자연과 인류의 역사에서 보면 완전 소멸, 곧 싹쓸이의 흔적들이 가끔 나타난다. 생물 진화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공룡(恐龍)이라고 할 수 있는 데, 2억년 전에 출현한 이 거대 동물은 중생대(中生代)의 주라기(Jura紀)와 백악기(白堊紀)에 번성하였다가 유성(流星)의 지구 충돌로 6,500만년 전에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졌으며, 오늘날 화석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기원전 2세기경 로마와 카르타고(Carthago)는 지중해를 중간에 두고 오랫동안 싸웠다. 그러나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Hannibal, 247~183 B.C.)이 포에니 전쟁에서 패하여 자살한 다음에 기원전 146년 로마의 소(小)스키피오(Publius Scipio, 185~129 B.C.)가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고 로마의 속주로 만들었다. 이 때 로마 군대는 카르타고에 대한 긴 원한 때문에 사람은 물론 모든 동물과 풀 한 포기까지 살 수 없는 불모지로 만들고 그 위에 소금까지 뿌렸다.
또 하나의 완전소멸의 역사는 메디치가(Medici家)에서 찾을 수 있다. 이탈리아의 피렌체(Firenze)에서 일어난 메디치가는 경제력과 권력을 축적하여 문예부흥을 이끈 주역이 되었으나 1737년에 완전 몰락하고 후손마저 단절되고 말았던 것이다.
인류가 겪은 소멸의 역사 가운데 가장 비참하고 애달픈 사례는 잉카족(Inca族)에서 찾을 수 있다. 2만년 전 아시아대륙에서 베링해협을 거쳐 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간 인디안부족 가운데 남미 서북지역에 정착한 족속이 잉카족이었다. 안데스산맥의 고지대에 살던 이들은 1240년경에 잉카국을 건설하였고 1471년경에는 두파크가 즉위하면서 대제국을 확립하여 그 영토가 에콰도르와 페루 및 칠레에 걸쳐 100만㎢의 영토를 갖게 되었다. 수준이 높은 문화․예술을 갖고 태양을 신앙하였으며 청동기를 사용하였다. 거대한 돌을 사용하여 산지와 사막에 수 마일에 걸쳐 수로․도로․제방을 쌓고 도시에는 거대한 신전과 궁전을 세웠다.
그러나 1531년부터 스페인에 의한 정복이 시작되었다. 피사로(F. Pizarro, 1478~1541)의 군대는 성경과 총을 앞세우고 잉카국을 침략했으며, 드디어 1533년에는 표고 3,457m의 높이에 있는 수도 쿠스코(Cusco)를 점령함으로써 잉카족은 멸망되었던 것이다. 큰 건물을 금으로 가득 채우면 살려주겠다고 한 스폐인 군의 말을 믿고 백성을 동원하여 방안을 금으로 채웠으나 그들은 그 왕을 죽인 잔혹성을 보였다. 처음 보는 성경과 십자가를 내밀며 알아듣지 못할 말로 협박하면서 오랜 역사를 가진 순박한 원주민을 가는 곳 마다 몰살시켰다. 성경이나 캐돌릭 교리의 어디에 이렇게 선교하며 이런 방식으로 남의 땅을 빼앗으라는 구절이 있는가?
나라가 망한 뒤 살아남은 잉카족은 우루밤바(Urubamba)강을 건너 높은 산 위로 도망가서 샘물이 나는 곳을 찾아 큰 돌로 성곽과 원탑과 제단을 쌓고 돌집과 길을 만들며 광장과 밭을 조성했다. 이곳이 바로 마추 픽추(Machu Picchu)였으며, 수 만명이 거주했던 것이다. 얼마 후 여기까지 알게 된 스페인 군대는 잉카족의 씨를 말리기 위해 이곳을 쳐들어오니, 일부만 살아 더 깊은 산속으로 도망갔던 것이다. 이러한 잉카민족의 슬픈 종말을 담은《철새는 날아가고(EI Condor Pasa)》라는 가요가 1990년대에 발표되어 구미 지역에 널리 보급되었다.
“달팽이가 되기보다는 참새가 되어야지/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못이 되기보다는 망치가 되어야지/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그 멀리 떠나고 싶어라 날아가버린 백조처럼/인간은 땅에 얽매어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르고 있다네, 가장 슬픈 노래를/그렇게 될 거야.”
완전 소멸시켰던 카르타고 민족은 다시 살아나 2,000여년이 지난 오늘날 튜니시아(Tunisia)로 새로 태어났고, 싹쓸이되었던 잉카족은 남미 서부연안과 안데스산맥 사이에 500년간 끈질기게 살아남아 넓게 퍼져 번창하고 있다. 참으로 눈물 나게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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