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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풍(産後風)

2011년 09월 08일 [주간문경]

 

 

↑↑ 엄용대
엄용대 한의원 원장
한의학 박사
한의사 인정의 취득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054-553-3337>

ⓒ (주)문경사랑

 

직접 겪어본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병이 산후풍입니다. 현대의학은 검사상 아무 이상도 없는데 몸은 아프다고 한다면서 심지어는 신경과로 진단받으라고 넌지시 권유합니다.

내가 아는 지인은 출산 후에 나는 고열을 낮춘다고 산부인과 병원에서 등에 얼음찜질을 하였습니다. 이후 뼈를 파고드는 냉기를 이기지 못해 한여름에도 내복을 입고 뜨거운 찜질을 하여 신랑과 딴방 생활을 합니다.

출산을 바라보는 시각은 현대의학과 한의학 사이에 차이가 있습니다. 현대의학에 있어서 분만은 아기를 낳는 전체과정을 일컫는 것으로 세 단계에 걸쳐 출산하는데 수축이 시작되어 자궁목이 확장되는 단계, 아기가 나오는 단계, 태반이 나오는 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면서 그 이후의 단계인 출산 후 조리과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한의학은 산고를 겪고 난 이후 산모의 건강에 더 큰 관심을 갖습니다. 출산에서 산모의 몸은 자연에서 비유를 찾는다면 뜨거운 여름과 같습니다. 태반 속의 태아를 있는 힘껏 밀어내다보니 근육도 늘어나고 인대도 늘어나고 심지어 뼈와 관절마저도 늘어납니다. 골반뼈가 늘어나면서 출산하는 과정을 보면 이런 지적은 더욱 생생합니다.

출산 후 조리과정은 이완된 조직을 본래대로 수축시키기 위한 과정입니다. 출산을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난 뒤 이완된 조직에 필요한 것은 얼음이나 물이 아니라 소모된 에너지를 다시 보충하는 것입니다. 출산 후에 산모의 몸은 퉁퉁 부어 있으면서 축 늘어져 있습니다.

예컨대 수건이나 이불이 젖어 물기가 있으면 축 내리처집니다. 축 처진 천을 본래대로 수축시키기 위해서는 물기를 짜내고 햇볕에 널어 말려서 다리미질을 하는 것처럼 출산 후 이완된 몸도 수분을 쫓아내고 열을 가해야 정상상태로 수축하여 근육과 관절이 제자리로 천천히 돌아갑니다.

산후풍이란 말은 몸에 바람이 든다는 표현입니다. 이것과 비슷한 말로는 무에 바람이 든다는 표현과 유사합니다. 무는 왜 바람이 들까. 김장용 무는 보통 꽃대가 생기지 않으나 꽃대가 올라오면 무는 바람이 듭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 자신의 굵고 튼실한 뿌리에 촘촘히 박힌 영양분을 끌어올린 탓에 조직이 푸석해지면서 꺼칠한 섬유질만 남기 때문입니다.

2세를 출산하기 위해 자신의 내부 혈액과 기운을 너무 많이 소모하여 내부 영양분이 빠져 나간 탓에 외부 온도에 저항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사지관절에 한기가 들어와 굳어지고 차가워진다는 뜻입니다.

산후풍의 원인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혈액이 모자라는 혈허(血虛)형입니다. 출산시나 산후에 출혈이 과다하거나 평소 혈액이 부족한데 다시 출산하여 경맥·관절이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해 굳어지는 것입니다.

둘째, 외감(外感)형은 산후에 몸이 허약하고 관절이 늘어난 상태에 감기처럼 차가운 기운을 만나거나 바람을 쐬어서 생기는 경우입니다.

셋째, 어혈형은 분만과정에서 형성된 피 찌꺼기가 몸 안에 축적되어 도랑에 수초가 낀 것처럼 혈류 흐름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피부가 검푸른 색이거나 아랫배가 아프고 분비물이 그치지 않는 것입니다.

넷째, 신허(腎虛)형은 부신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데다 출산이 인체에 많은 부담을 준 것입니다. 신(腎)의 경락이 통과하는 허리·무릎·발꿈치에 통증이 잘 일어나고 귀에 소리가 나며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 경우입니다.

산후풍은 인체가 느끼는 고통 중 산고라는 가장 큰 부담을 겪은 이후의 질병입니다. 꾸준한 관리와 주변 가족들의 배려가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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