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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과 사상의학

2018년 12월 21일 [주간문경]

 

 

↑↑ 엄용대
엄용대 한의원 원장<054-553-3337>

ⓒ (주)문경사랑

 

올해 우리지방은 감이 대풍이라고 합니다. 효도의 상징이기도 한 감나무는 오상(五常)과 칠절(七絶)을 지녔기 때문에 예전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왔습니다.

감잎에 글을 쓸 수 있으니 문(文),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무(武), 과일의 겉과 속이 다 같이 붉으니 충(忠), 치아가 불편한 노인도 먹을 수 있으니 효(孝), 나뭇잎이 다 떨어져도 과일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니 절(節) 등 5가지 법인 오상(五常)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나무껍질이 검으니 흑색, 잎이 푸르니 청색, 열매가 붉으니 적색, 꽃이 노란색이나 황색, 곶감에서 흰가루가 생기니 백색 등 5가지 색인 오색(五色)을 모두 갖춘 것으로 보아 감나무를 매우 좋게 평가했습니다.

또한 감나무는 첫째 나무가 오래 살며, 둘째 많은 그늘이 있어 시원하고, 셋째 새가 둥지를 짓지 않으며, 넷째 벌레가 없고, 다섯째 서리 맞은 단풍잎이 보기 좋으며, 여섯째 맛있는 열매가 열리고, 일곱째 낙엽이 비대(肥大)하여 글씨를 쓸 수 있으므로 풍류를 즐길 수 있다고 하여 감나무의 칠절(七絶)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렇게 좋은 감이 사상의학에서는 태양인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왜 어떠한 근거로 이렇게 보는지 살펴보기로 합니다.

첫째, 감은 수렴기운이 강합니다. 봄이 되면 나무에 물이 올라가고 가을이 되면 물이 내려가는 것이 자연의 순리입니다. 따라서 같은 굵기의 나뭇가지를 봄에 꺾어 보면 잘 부러지지 않지만 가을에는 잘 부러지게 됩니다. 그러나 감나무가지가 잘 부러지니 재질이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사실상 감나무 자체의 재질은 매우 단단하여 예전에는 화살촉의 대용으로 사용할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강하기 때문에 휘어지지 않고 수렴기운이 강하여 더 잘 부러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둘째, 감은 수렴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물감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감의 떫은맛은 tannin성분 때문인데, 옷에 물을 들일 때 주로 사용합니다. 이는 수렴하여 흡착시키는 감의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타닌성분이 들어있어 떫은맛은 있지만 발산작용이 있는 상수리나 도토리로 물을 들이면 금방 색이 빠지게 됩니다. 이는 수렴과 발산의 차이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즉, 같은 타닌이라 하여도 수렴기운이 있는 감은 염색이 잘 되지만, 발산기운이 있는 상수리나 도토리는 염색이 잘 되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 감은 차가운 기운이 강합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의하면 ‘감은 단맛이 있지만 차가우면서 떫은 기운이 있습니다. 땡감은 성질이 매우 냉합니다. 이는 복통을 일으키게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떫은맛이 있어 수렴시키는 작용이 있는 감에 대하여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윤심폐(潤心肺)작용과 위열(胃熱)을 눌러주는 작용이 있어 갈증을 없애고, 개위(開胃)작용을 하며 술을 많이 먹고 난 다음에 나타나는 주독(酒毒)을 풀어주고, 위장의 열을 압박하여 구건(口乾)을 그치게 하고 토혈(吐血)을 치료한다’라고 하여 감은 속을 튼튼하게 해주며 갈증을 없애준다고 하였습니다.

넷째, 감은 흡취지기(聚吸之氣)가 부족하여 생기기 쉬운 태양인에게 더욱 좋은 식품으로 심장과 폐장을 윤택하게 하고 갈증을 없애며 담(痰)을 삭이고, 장(腸)을 굳게 하여 이질과 설사를 멈추게 하는 태양인의 식품입니다. 또한 감은 특별한 병이 없어도 입맛이 없고 뱃가죽이 얇아지면서 체중에 빠지는데 특별한 효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건식(乾食)으로 반위(反胃)를 치료할 때 감을 이용하였습니다.

다섯째, 탈삽하는 과정은 감의 수렴기운을 중화시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현대 과학에 의하면 감이 떫은 것은 수용성인 타닌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바로 이 타닌이 당분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고 불용성으로 되어 떫은맛이 나타나지 않게 되는 것을 탈삽(脫澁)이라 합니다. 이와 같이 감의 떫은맛을 없애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감의 차갑고 수렴하는 기운을 중화시키는 것으로 사상의학에서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간혹 소화불량으로 속이 메스꺼우며 뱃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할 때 구역감이 있을 때 곶감이나 홍시를 하나씩 드셔보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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