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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2010년 03월 04일 [(주)문경사랑]

 

정창식

아름다운 선물101
점촌1동산악회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윤희는 건우의 얼굴을 힘껏 때렸다. 건우의 얼굴에는 피가 묻었고 주변에 있던 친구들의 표정에 긴장하는 기색이 보였다. 잠시 뒤 여명이 밝아오면서 흥분이 가라앉자 자신들이 무엇을 했는지 새삼 알고는 하나 둘씩 주변을 떠나갔다.

윤희 또한 건우를 외면하고 자취를 하는 친구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정오가 되어서야 자신을 찾는 친구들의 소리에 눈을 떴다. 찾아온 사람은 그날 새벽 건우를 폭행한 성후와 그의 친구들이었다.

“윤희야, 큰일났다. 건우가 너와 우리를 경찰에 신고했어. 코뼈가 부러지고 이빨을 다쳤다고… 어떻게 하면 좋냐?”

윤희는 아직 잠이 덜 깬 눈으로 당황해하는 성후를 쳐다보고 자신이 새벽에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 어제 자정이 되어서 아르바이트를 끝낸 건우를 만나 당구장에 갔다가 성후와 친구들을 만나고…, 성후 애들이 건우를 때렸지…’

기억을 더듬는 윤희는 그제서야 자신이 한 행동을 깨닫고 얼굴을 감쌌다. 건우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윤희는 고등학교 2학년으로 서로 사귀고 있었다. 성후는 건우와 친구이면서 윤희와도 아는 사이였는데, 당구장에 있는 것을 본 성후가 건우를 불러, 평소 건방지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일방적으로 폭행을 하였다.

‘그런데 내가 왜 건우를 때렸을까.’ 그랬다. 윤희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의 뺨을 3~4차례 때렸던 것이다. ‘그래, 건우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안 그랬을 꺼야.’ 윗니로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문 윤희는 그가 야속했다. 이미 친구들 사이에 둘이 사귄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었는데, 그날 성후가 건우를 때리면서,

“니가 윤희를 강제로 그랬다면서!”
라고 하자, 건우는,
“아니야, 윤희도 원했단 말이야!”
라고 소리쳤던 것이다.

그 말을 옆에서 들은 윤희는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서 둘 만의 일을 함부로 말하는 건우가 미워 자기도 모르게 그의 뺨을 때렸다. 그리고 이런 일로 경찰서에 고소를 한 것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성후가 윤희 손을 잡고 소리치듯 말했다.
“윤희야, 너 건우에게 강제로 당했다며, 그럼 고소해 우리만 당할 수 없잖아… 네가 고소하면 건우가 고소를 취소할 수도 있고, 응!” 윤희는 성후의 손을 뿌리치지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서 있었다.

“네가 고소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니.”
거듭되는 수사관의 질문에 윤희는 눈물이 쏙 나왔다.

다음날, 성후 엄마가 아버지에게 그날 있었던 사실을 말하여 집에서는 윤희가 피해를 입었다고 믿게 된 것이다. 그래서 윤희에게 고소를 하라고 채근하였고, 사실대로 말할 용기가 없던 윤희는 건우를 ‘강간’으로 고소를 하고 말았다.

“…죄송해요… 친구들 앞이라 건이 말을 인정할 수…없었어요. 그리고 아버지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고…요….”

아직 솜털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과 작은 몸의 윤희는 교실에 앉아 있으면 딱 숫기 없는 고등학교 학생이다. 청소년기에 함부로 어른의 흉내를 내어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그에게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지금 소녀에게 할 일이 자백을 받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이 있다. 언제 어디에 있든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중국의 고승 임제선사의 말이다.

우리들의 마음은 순간순간 자신을 벗어나 달아나려고 한다. 그래서 이성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주변사람들의 거슬리는 말에 상처를 받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심한 자책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자신의 마음을 다잡지 못해 이리저리 쫓겨 어디로 갈지 알 수가 없다.

주변의 유혹과 나쁜 상황에 빠져 감정의 노예가 되지를 말고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진실 되게 주체적으로 살아가면 그 자리가 가장 행복한 세상〔立處皆眞(입처개진)〕이라는 것이다.

‘10대에는 친구와 공부를, 20대에는 때로 이성과 낭만을, 30대에는 직장과 가정에 그때 마다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말로 그 뜻을 대신하며 다독이는데, 그가 묻는다.

“아저씨, 궁금한 게 있는데요. 만약 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가면 어떤 기분이 들어요?” 소녀의 눈에는 조금 전의 눈물과 자괴감 대신 어느새 호기심이 자리를 대신했다.

편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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