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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수사관

2009년 12월 24일 [(주)문경사랑]

 

정창식

아름다운 선물101
점촌1동산악회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검찰청에는 검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검찰수사관이라는 이름의 공무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그들은 형사소송법상 수사의 주재자인 검사의 지휘를 받으면서 수사업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지만,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실체적인 작성자이면서 법률상 작성권자는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의 이름 밑에 자신들의 이름을 병기할 뿐이다. 피의자와 증거를 다투고 자백을 유도하는 수사의 중심에 있으면서 사건의 종국에는 검사의 뒤에서 얼굴을 감출 수밖에 없는 삐에로와 같은 존재이다.

그들의 명의로 할 수 있는 업무는 하나도 없으면서 그들이 아니고서는 대부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사람을 찾거나, 수사관련 서류를 작성하거나, 강제집행을 하거나 수사업무의 대부분을 그들이 하고 있지만 대내외적인 수사서류의 작성 명의인에서 그들의 이름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들이 수사정보를 제공하고, 조사, 강제집행, 분석 등을 면밀히 하여 하나의 사건을 인지,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되어도 그들의 이름과 얼굴은 어느 언론에서도 볼 수 없다. 이쯤 되면, 그들은 로버트 파크가 말하는 ‘주변인’의 존재보다도 못한 실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그림자일 뿐이다.

과연 그럴까. 정말 그들은 실재하지 않는 그림자이고 그들은 검사의 지휘만 받는 하복(下服)의 존재일까.

삼십대에 승진을 하고 검사실에 발을 들어놓은 지 3개월째, 젊은 검사와 첫 근무를 하게 되었다. 검사임용 3년째에 첫 지청 발령이었으므로 말 그대로 싱싱하고 때 묻지 않은 사람이었다. 나 또한 10년 째 검찰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아직 싱그러움이 남아 있다고 믿은 터에 서로가 잘 맞았던 것 같다. 일도 열심히 하였고, 점촌과 상주를 오가며 둘이서 술도 부지런히 마셨다. 점촌에서 술을 마시고 헤어질 무렵, 우리 집에 가자고 제안을 했다. 그때는 무슨 일에선지 술에 취하면 사람들을 간혹 집에 데리고 가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내에게 미안한 노릇이다. 술에 취해 딱히 할 일도 없는데, 그가 “아버님이 어디 계십니까.”라고 물어 안방을 가리키니, 문을 열어 텔레비전을 보고 계시던 아버지에게 큰 절을 올리는 것이다. 그냥 인사만 하고 말 일을 문밖에서 큰 절을 올리는 그를 보고 미안하면서도 고마움이 느껴졌다.

1년의 짧은 기간동안 업무와 개인적인 자리를 통해서 많은 교감을 나누었지만 만남은 이별을 정한 것이라 그가 정부인사발령에 의하여 의정부지검으로 가게 되었다. 그를 보내던 날, 왠지 마음이 서늘해지는 것이 좀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남 곁을 떠나기도 하고 내 자리에서 다른 이를 보내는 이별을 여럿 했지만, 어쩐지 이 이별만큼은 쉽지 않았던 것은 그가 가진 검사로서의 지향하는 마음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던 것 같다.

겨울, 눈 덮힌 조령산을 다녀온 뒤 “계장님, 조령산 눈꽃이 정말 멋지던데요.”라고 마치 지금도 눈 내리는 산에 있는 것처럼 웃던 조령산 눈꽃 같던 사람.

그가 떠나고 얼마 뒤 언론에서 종말론을 주장하며 신도를 살해한 영생교에 대한 사건보도가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에게 전화하니 “묻힐 뻔 한 사건을 한 건 했어요.”라고 좋아하는데, 지금 바로 사건 현장에 있던 것처럼 말한다. 열정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 김후균 검사.

바람결에, 곧 미국 유학을 갈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와 헤어진 지 여럿 해가 지나고 간혹 안부를 묻고 하는데 그는 알까. 그를 그리는 글을 지금 쓰고 있다는 사실을... 검사와 수사관, 형사소송법상 상명하복의 관계이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는 공감과 소통이 있을 뿐이다.

편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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