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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야기2 (산채로 죽은 예술가)

2009년 11월 30일 [(주)문경사랑]

 

신상현

서양화가
(주)신디자인 대표이사
펜션 예인과 샘터 대표


ⓒ (주)문경사랑

달마는 한적한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작지만 저 먹을 농산물을 직접 지어보며(그래봤자 채마밭 정도지만) 원 없이 그림그리다, 마지막에는 흙으로 돌아가겠다는 소박한 꿈을 지닌 3류 그림쟁이 입니다.

단지 흙을 파먹으며 살수 없고 흙으로 그림 그릴 수 없는지라, 궁여지책으로 민박이라도 쳐서 물감값에 보태 써야겠다는 한심한 필부입니다.

언감생심 그림 팔아서 생계를 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렇게 잘 그리고 뛰어난 재주를 가졌으면 "전업작가" 했겠지요.

전업작가란 달마가 넘을 수 없는 평생 요원의 경지입니다.
제 꼬라지를 잘 압니다.
그저 자연주의 작가들이 자연을 좋아해 전원에 모여 살며 그림 그리며 살다 간 프랑스 화가 밀레와 루소를 흉내낼 수 있으면 감지가 덕지덕지 할 일입니다.

역량과 한계를 인정하니 평생 면벽정진 하며 그림 그려도 필경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 할 것입니다.

그런 3류 작가라고 하여 예술적 고뇌와 자신의 작품에 대한 불같은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 길고 끝없는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여정을 아마 천형처럼 안고 살아갈 것입니다.

방안에서도 안 되면 작업실로, 작업실에서도 안 되면 창고로, 창고에서도 안 되면 한적한 시골로 보따리를 싸기도 합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따가운 소리를 들어가며, 나그네 개나리 봇짐 싸듯 합니다.

그렇게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긴 달마가 어쩐 일인지 언론이나 잡지 등에 몇 줄 기사 이나마 자주 오르내리는군요.

M경제신문에 실린 기사를 잠시 살펴 볼까요?

『문경 "예인과 샘터"
객실 곳곳 그림 "숲속 미술관"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문경새재. 이 곳까지 내방객이 올까 싶은 곳에 자리잡은 펜션 "예인과 샘터"는 "문화와 예술"을 테마로 내걸어 소리 소문 없이 단골을 많이 확보했다.
문경새재는 예부터 문인들이 영감을 얻는 곳으로 유명했고, 소설가 이문열 씨의 부학문원 이 자리잡은 문경의 특성을 잘 살린 테마다.
이 곳의 신상현 사장(49) 역시 전직 예술인이다.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 했다. 스스로 자신 있는 분야를 최대한 살려 이용객에게 색다른 추억을 남긴 것이 산골짜기에서 이름을 드높인 비결이다. 우선 집안 곳곳의 디자인 부터 심상치 않다.
전체적으로 이국적인 집안 곳곳에는 크고 작은 그림이 액자에 담겨 전시돼 있다.
모두 하나 하나의 "작품"으로 대접받기에 손색 없다.
객실 내부 곳곳도 그림으로 도배된 것 같은 느낌. 대부분 신 사장이 직접 그린 것들이다.
신 사장은 펜션의 주 고객층인 연인이나 가족 단위의 내방객은, 시끄러운 도회의 삶에서 일탈해 조용하고 안락한 예술적 호흡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마케팅의 초점으로 삼은 것이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신 사장이 저녁 8시께부터 2층 자신의 방 앞 베란다에 나가, 통기타를 연주해 주기도 한다.
이 같은 독특함 때문에 위치가 펜션을 찾기 어려운 곳에 있다는 단점을 너끈히 극복했다. 현재 3층으로 된 건물에는 가족 거주 공간 외에 6개 객실이 있다.
1개는 거실과 주방이 딸린 가족룸이고, 5개는 주방과 침실이, 원룸으로 구성된 커플룸이다.
객실료는 커플룸 X만원, 가족룸 XX만원 선. 이 곳 역시 객실 가동률은 연간 60%를 넘어 안정적인 운영 궤도에 접어들었다. 가히 전원생활과 재테크 두마리 토끼를 잡은것 이라고 할수있다.』

어떻겠습니까?

감사하게도 달마네 집을 너무나 잘 알아서 광고해 주고 있군요.

49세 신 사장은 마케팅의 귀재이군요. 전직? 예술가로서 현재 붓을 꺾고 절필 하였으나 취미인 그림이 거의 입신의 경지라 작가수준으로 잘 그리고, 또 그 기술을 마케팅 전략차 적절하고도 절묘하게 사업에 도입하여 크게 성공하였군요.

게다가 배운 적 없는 통기타까지 아베크족을 위해 연주해 주고 있으니 금상첨화, 사업이 일취월장 하여 객실 가동율을 연간 60%를 넘기는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군요.

조만간 달마가 떼부자 되는 것은 시간문제 입니다.
이기사를 읽은 독자라면 49세 꽤나 젊은 나이에 성공한 신 사장이 부러워서 기술 도입차 한번쯤 저희집을 방문해 줄지도 모르겠군요.

혹시 방문해 주신다면 내 기꺼이 입에 거품을 물고라도 유려한 문장의 M신문 기자님들을 칭찬해 드려야겠습니다

내 일찍이 은퇴한 공무원은 보았어도, 은퇴하여 붓을 꺾었다는 전직 예술가를 본 적이 없으며, 문경새재에 3관문은 수없이 다녀보아 잘 알고 있으나 그곳에서 소설가 이문열씨의 "부학문원"을 구경한 적이 없습니다. 경기도 여주인지 이천 인지에 있다는 부학문원은 언제 문경으로 이사 왔습니까?

기자님 이름도 잘 모르고 얼굴도 본 적이 없으니 미디어 비평을 할 처지는 아니나, 유력한 중앙 일간지 기자의 이름을 걸고 쓴 기사입니다.

기자는 발로 뛰는 현장취재가 원칙일테지요? 뿐만 아니라 기사의 반향을 예측하고 사회적 공익 기능에 충실해야 합니다. 여론을 호도해서도 안 되고 취재원에게 피해를 주어서도 안 됩니다.

사실이 아니고 부풀려진 기사라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수도 있지요.

나날이 도시엔 사람들이 넘쳐 나고 시골에는 사람들이 없어 적막강산을 더해 갑니다. 그런 시골에 도시인들을 올바른 귀농이나 귀촌으로 유도할 목적이라면 가감 없는 정확한 정보라야 합니다.

다행히 달마네 집이야 그만한 영양가도 없고 대단치도 않은 그렇고 그런 민박집입니다.
그렇지만 영양가 없고 별로 대단치 않은 기사라도 확인 또 확인하고, 그 능력이 람보 뺨치는 신 사장께 기사 전문이나 전화 한통이라도 넣어 주는 게 예의 아닐까요?

그 기사가 신 사장에게 심각한 누가 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 기자는 저희 집에 온 적이 없으니
저는 당연 그 기자의 얼굴도 모릅니다.

"염병할 놈! 그렇고 그런 펜션을 예쁘게 포장해서 광고 까정 멋지게 해주었는데 망할노무 자슥이 고마우면 신문구독이나 해줄 것이지 왠 트잡질이야 트잡질이...!"
하실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만 붓꺾고 산채로 매장당한 그 전직 예술가 다시 붓을 들고 현업으로 복귀 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테지요?

불행중 다행인 것은 달마가 당시 신문을 보지 못했고 한참이 지난 뒤 여행객의 입을 통하여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쩝!

- 못난넘 달마 -

편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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