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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2009년 11월 18일 [(주)문경사랑]

 

신상현

서양화가
(주)신디자인 대표이사
펜션 예인과 샘터 대표


ⓒ (주)문경사랑


언제부터인가 달마네 집에 부쩍 기자님들이 많이 찾아 왔습니다.

잡지사 기자들도 있고, 신문사 기자들도 있고, 방송국 기자도 있습니다.

제가 유명한 화가여서 취재차 방문해 주시는 것이라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울며불며 맞이하겠지만, 집이 예뻐서 찾아왔답니다. 쩝!

예쁜 펜션이라며 겉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누릅니다. 사실 그런 목적이 아니면 방문할 이유도 없겠지요.

앞으로 펼쳐질 저의 미래적 가치에는, 에둘러 눈감아 버리는군요. 젠장!
그래도 제가 본시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부여잡지 않습니다.

물어물어 힘들게 찾아 온 사람들인데 문전박대 할 수는 없지요.
이미 접빈객에 이골이 나있습니다.
제가 할 말은 태산같이 많습니다.
단지 집이 예쁘고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오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대체로 집이 예뻐서 찾아왔답니다.
투자대비 수익성을 궁금해 합니다.
평당 건축비는? 전체 공사 금액은? 인허가 관계는? 손님은 많은지? 등등 수익성에 관한 질문이 주종을 이룹니다.

그 집에 살고 있는 삶의 주체인 달마를 간과합니다. 그 집을 직접 설계하고, 땅을 파고, 망치를 들고, 짓고, 삽질하고...!

그리하여 삶의 터전을 시골로 옮겨 나름 새로운 야심찬 시작을 준비하는 달마의 삶이 그분들 눈에 보일리가 없겠지요?
여유롭고 한가하며,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제법 성공해 보이는 "도시한량' 쯤으로 보일 수도 있겠구요.

이제 달마가 본격적으로 달구어진 치열한 삶을 준비하고 있음을 그분들이 알 턱없지요. 그러니 오버 할 수 없습니다.

보신대로 쓰세요. 느낀 대로 가감 없이 쓰세요. 이렇게 저렇게 써주세요 하지 않을 테니 본대로 느낀 대로 솔직하고 자유롭게 쓰세요.
객실요금이 얼마인지? 건축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주된 고객층은? 수도권에서 소요시간은? 등과 같은 것은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지 못합니다.

그런 뻔 한 정보들은 독자들을 식상 하게 할 뿐이지요. 그런 정보라면 전화 한통으로 가능 합니다. 사진이 필요하면 메일로 전송하면 됩니다.
굳이 그 먼 길에 다리품을 팔 필요가 없지요.

앞쪽 무너진 석축은 천신만고 재시공을 끝내기가 무섭게, 뒤쪽 석축이 기나긴 장맛비로 수해가 나서 또 무너지고, 토사가 밀려 내려와 있습니다.
그 몰골이 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질적 경제적 손실이 너무 커 복구를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힘이 듭니다. 필요하면 그것도 찍어 가세요.
수해 입은 펜션은 영양가가 없다구요? 그로 인하여 불안을 느낀 여행객이 딴 펜션으로 발길을 돌리셔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제 삶이 그런 일로 바뀌어 질 삶은 아니니까요. 그럴 거면 10수년을 벼르고 별러 시골로 오지도 않았지요.

그렇게 사실대로 써달라고 통사정 해도 발간된 잡지책에는 달마네집의 정확한 정보가 아닌 예쁜 집 멋진 펜션으로만 덧칠 해져 있습니다.

기자님 입맛에 맞춘 여행 정보지 처럼 두리뭉실 그렇고 그런 객실소개나 요금안내 등 뿐이여서 잡탕맛이 납니다.

한적하고 전형적인 한국형 농촌 한가운데 우뚝 솟은 전형적인 서구형 집인 달마네 집은 분명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이질감과 위화감이 나는 그렇고 그런 서구식 목조주택 입니다.
이런 이질감 나는 집을 시골 한복판에 지어놓고, 현지 시골 주민들과 융화 하며 살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시선이 곱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돈 좀 벌은 도시사람이 시골에 별장 지은 줄 알지요.

펜션이 시골을 꿈꾸는 도시인이나 전원생활을 꿈꾸는 자의 전유물만은 아닙니다. 농사를 천직으로 또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하는 농민도 부업으로 펜션을 짓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현재에도 펜션이란 용어는 사전적 용어가 아닙니다. 정확한 명칭은 "농어촌 민박" 이지요.
현지 농민이 농외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민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숙박업소가 아닙니다.

달마도 전업농부는 아니나 엄연히 "농지원부"를 소유한 작지만 농사를 짓는 소농민 이지요.
제가 지은 펜션이 껍데기가 다소 화려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 살고 있는 저는 늘 "누옥에 거적"을 깔고 앉은 농부의 마음을 잊지 않고 삽니다. 어쩔 수 없는 농군의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농민이 펜션을 잘 운영하여 그 수입이 농사 짓기 보다도 좋아진다 해도, 농민이 감히 겁?없이 돈 많이 벌었으니 세금 많이 내시요! 하지 않습니다.

펜션은 복잡하게 정의할 필요도 없이 농어촌 민박의 한 형태입니다.
민박은 그 업태가 허가 사항이 아니라 신고 사항입니다. 민박은 한때 농가의 농외소득 차원에서 정부에서 장려 하였지요. 오죽하면 여북하겠느냐고 농어민들이 민박이라도 쳐서 곤궁한 삶에 보태 쓰라는 정부의 고육지책 이였지요.

그랬던 민박이 요즘에는 펜션으로 옷을 갈아입고 도시인들의 재태크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시골에서 농사만 지어도 충분히 잘살 수 있었다면, 농민들이 도시로 개나리 봇짐을 싸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도시인들이 귀농 러시를 이루겠지요? 간절히 시골꿈을 꾸는 도시인들이 망설임 없이 보따리를 싸도 되겠지요?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생계에 곤란을 격고 싶지 않은 마음은 본시 도시인과 농민이 따로 없는 인지상정이지요.

기자님! 한계 노동력만 남은 요즈음 시골 농촌은 적막강산만 더해 갑니다. 그 적막강산 한가운데 달마가 소위펜션을 짓고 삶의 터전을 시골로 옮겼습니다. 재태크를 하려고 옮긴 것이 아닙니다.

재태크의 귀신인 도시인이 아니라, 재태크의 등신인 시골 무지랭이입니다.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지도 못하는 촌넘입니다.

그렇다 해도 기자님!
삶에는 돈보다도 더 소중한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요?
그 무엇이 뭔지? 아둔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기자님! - 아둔한 달마 -

편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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