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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

2020년 11월 27일 [(주)문경사랑]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기온이 급감하면서 체감으로 느끼는 날씨는 훨씬 추워졌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휴일이었다. 방에 있다가 마당으로 나왔다. 아직 캐지 못한 마당의 칸나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여름과 가을 동안 붉은 꽃을 피운 칸나를 이제 놓아주어야했다. 계속 미루어오다가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대문 옆에 있는 삽을 들고 담 밑으로 갔다. 낙엽을 헤쳐 보았다. 붉은 자줏빛을 띤 칸나뿌리 일부가 드러났다. 건강해 보였다. 한 해 제 역할을 다한 칸나는 이제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지난해에 산북면 창구마을에서 캐어온 칸나뿌리를 보일러실에 보관해두었었다. 이 칸나뿌리도 마찬가지다. 겨울 동안 얼지 않도록 잘 보관해야 한다.

칸나 뿌리를 정리하면서 마당을 둘러보았다.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나무들이 잎을 떨어뜨리고 가지들만 남아 있었다. 감나무도, 당단풍나무도 그리고 앵두나무도 마찬가지였다. 떨어진 나뭇잎들이 마당에 흩뿌려져있었다. 빗자루를 들고 낙엽을 쓸어 모았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있었다. 모과나무였다. 몇 년 전부터 꽃을 피우더니 올봄에는 제법 꽃이 피었다. 여름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모과열매 한 개가 가지에 달려 있는 것을. 그래서 모과나무를 보면 늘 보물찾기하듯 열매를 확인하곤 했었다.

가까이 다가갔다. 크진 않지만 단단하고 잘 익은 듯 했다. 가지를 톡 건드렸더니 모과가 맥없이 떨어졌다. 모과 특유의 강한 냄새가 났다. 사실 저 모과나무는 직접 심은 것이 아니었다.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날, 누군가가 담 밑에 자라고 있는 나무가 모과나무라고 했다. 수확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문득, 오늘이 소설(小雪)임을 알았다. 소설은 24절기의 하나로써 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하여 점차 겨울의 기분이 드는 시기라고 한다. 그래서 이때를 전후하여 겨울을 준비하면서 집집마다 김장을 한다. 그랬다. 안해도 마찬가지였다. 어제부터 김장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금도 주방에서 김장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고 보면, 소설은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드는 때이면서, 긴 겨울을 준비하는 마지막 시간인 듯하다.

겨울은 길다. 그리고 춥다. 그 춥고 긴 겨울을 잘 지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 이 시기에 겨울을 잘 준비해야 한다. 마당 한 켠 텃밭에 여름에 심은 가을배추 서너 포기가 아직도 덜 채운 속을 갈무리하는 중이다. 거름이 부족해서인지 김장배추에는 훨씬 미치지 못해 수확을 미루고 있었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저 배추도 거두어 들어야겠다. 그렇게 되면, 우리 집 마당은 진정 회색 겨울이 될 것이다.

그런데, 소설(小雪)은 “아직 따뜻한 햇볕이 간간이 내리쬐어 소춘(小春)이라고도 불린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집 마당에도 지금 저 작은 봄, 소춘(小春)은 있는 걸까. 그랬다. 배추를 심은 뒤에 그 옆에 고랑을 만들어 삼동추 씨를 심었었다. 그 때문에 지금 배추보다 더 푸르고 싱싱한 삼동추 나물이 자라고 있다. 춥고 긴 회색빛 겨울 동안 우리들은 저 삼동추 나물을 보면서 작은 봄날, 소춘(小春)을 떠올릴 수 있을 여지가 생겼다.

본격적인 겨울의 서막인 소설을 맞이하며 작은 봄, 소춘(小春)을 떠올린 조상들의 지혜를 생각하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서야 주방에서 김장을 하는 안해가 생각났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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