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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창다명(小窓多明)

2020년 11월 17일 [(주)문경사랑]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소창다명(小窓多明)은 작은 창(窓)에서 들어오는 밝은 빛을 의미한다. 작고 소박한 빛이지만 우리의 체온을 따뜻하게 하고 불편한 마음을 위로하여 편안케 한다. 그래서 그 공간에 오래 머물고자 한다. 소창다명을 완성하는 글귀가 사아구좌(使我久坐)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이는 추사의 서예 작품에 나오는 글귀이다.

이렇듯, 우리는 작은 빛에서도 위안과 치유를 경험하며 오래 머물고 싶어 한다. 그러고 보면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크고 화려한 것만이 아닌 작고 소박한 저 창(窓)이다.

문경문화원 현한근 원장은 오랫동안 지역문화의 선봉에 있어왔다. 그래서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남다르다. 그는 문경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여왔다. 그리고 그 소통은 문화에 대한 공감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얼마 전 그는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오래된 단독주택을 새로 꾸몄다. 그는 이 주택을 헐려고 했으나 공사 중에 오십년이 지난 집의 상량문(上樑文)을 발견했다. 선친이 남긴 뜻을 되새기며 마음을 바꿨다. 그리고 문화 전시공간으로 바꾸었다.

우리 지역에 문화전시공간이 부족한 사실을 깨닫고 지역의 문화인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표 시조시인 초정(草汀) 김상옥 선생의 시서화(詩書畵)와 선생이 수집한 조선 백자 등을 상설전시하기로 하였다. 초정 선생은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봉선화”라는 시조로 유명한 시인이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초정 선생과 인연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선생이 작고하기 전까지 십 여 년 동안 서울과 통영 그리고 문경을 서로 오가며 교류했었다. 선생은 시서화(詩書畵)에 뛰어나 삼절(三絶)이라고도 불렸으며 조선시대 백자에 대한 안목이 높아 적지 않은 도자기를 수집하였다고 한다. 선생과의 인간적인 신뢰와 정(情)은 현 원장이 선생의 시서화 작품과 도자기들을 수집할 수 있게 하였다.

그가 수집한 것들 중에는 초정 선생이 직접 쓴 육필 원고와 시조시집 “초적(草笛)” 등 손때 묻은 오래된 귀한 유물들이 적지 않다. 특히 도자기 가운데 18세기 또는 17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복숭아 연적”과 “만(卍)자문 이중투각 연적”, “백자 감항아리” 등은 지역민들에게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귀한 감상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관 기념으로 세계적인 화가 임무상 화백의 초대전이 예정되어 있다. 임 화백이 엄선한 서른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는 현 원장이 얼마나 우리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지를 가늠하는 징표이다.

임 화백은 산, 소나무와 달 그리고 초가집 등을 소재로 국내외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및 유럽에서 한국적 정서를 지닌 세계적인 화가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산북 우곡이 고향인 그는 애향인으로서 이번 전시회에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소창다명(小窓多明)은 작은 창으로 들어오는 소박한 빛이 얼마나 따뜻하고 편안케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빛에 오래 머무는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일 듯하다.

그렇다. 비록 작고 소박한 전시관일 수 있겠지만 우리들에게는 따뜻한 문화의 온기를 전해 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가 짓고 이름붙인 문화 전시공간 ‘문화공감 소창다명’에서 문화의 향기에 공감하며 오래 머물 수 있을 것이다.

개관은 2020. 11. 20. 금요일 오후 3시이다. ‘문화공감 소창다명’ 개관기념으로 함께 여는 초정 김상옥 선생 시서화 및 조선 백자 상설전시와 임무상 화백 초대전이 지역민들에게 문화공감으로 가는 기쁜 첫 걸음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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