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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거리 심리학

2020년 10월 30일 [(주)문경사랑]

 

 

↑↑ 김정호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호서남초 총동창회장

ⓒ (주)문경사랑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벌떼처럼 공격하는 여당 의원들, 윤 총장을 두둔하는 국민의 힘 의원들을 보며, 작년 7월 윤석열 총장 인사청문회와는 여야가 1년 사이 뒤바뀐, 똑 같은 인간 윤석열을 두고 정반대의 공수교대가 일어났다. 윤 총장은 박범계 의원 질책에 “과거에는 저한테 안 그러셨잖아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패거리 정치는 패권 세력을 형성해 특정한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 비전, 정책을 공유하는 정치세력이 아니라 권력자인 대통령을 심기를 헤아려 기득권에 집착하는 수구적 정치 형태로 지난 25일 돌아가신 이건희 삼성회장이 1995년 베이징 특파원 오찬에서 한 말 “우리나라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하여 당시 김영삼 정부와 정치권이 부글부글 끓었던 현상이 지금도 하나도 뒤바뀌지 않은 걸 실감한다.

기업들은 세계 1류가 나왔는데, 정치는 왜 아직 패거리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 할까? 최근에 읽은 ‘패거리 심리학’(크로미디어 2020.9. 발행)이란 책에서 의문이 좀 풀렸다. 저자인 심리학자이면서 정서 조절 전문가인 세라 로즈 캐버너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인간의 집단이기주의적이고 사회적인 자아를 파헤친다.

뉴욕대학교 조너선 하이트 교수의 이론을 예를 들어 인간의 “90 퍼센트는 침팬지, 10퍼센트는 꿀벌”이라고 한다. 침팬지처럼 자신과 부족의 안녕을 걱정하고, 때로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본성에서 우리는 공동체를 결성하는 꿀벌과 유사한 면을 갖는다. 이를 집단지향적(groupish)이라 하는데 인간은 고유한 개성과 공유된 집단 정체성을 지닌 이중적 존재라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정치적 보스를 모신 부족으로 느껴지고, 정치적 보스가 무너질까 부족의 안녕을 걱정하며 언어폭력을 휘두르는 걸 두려 워 하지 않는 것 같다. 지난 정권 박근혜 대통령을 보스로 모시던 친박도 그랬다. 친박은 박근혜 정권에서 당과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며, 박근혜의 그늘 아래 호가호위했다. 그들은 권력자의 눈치만 살피고 국민은 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시점에서 아무런 책임도지지 않았고, 몸 던져 막지도 않았다.

지금의 친문이 과거의 친박과 앞으로는 다를까? 한국의 패거리 정치를 보며 그럴 변화는 별반 없어 보인다. 지난 22일의 국정 감사장에서 국민의 눈치를 봤다면 어느 권력에서나 대통령의 눈치를 안보고, 원칙대로 소신껏 수사를 했던 윤 총장을 칭찬하는 금태섭 전의원 같은 여당의원이 한명이라도 나오기를 기대했던 필자가 바보였다.

공정과 정의를 말하던 1980년대 운동권이 이제 집권당에서 패거리로 동료 의식이 더 단단해졌다. ‘패거리 심리학’의 저자는 오늘날 양극화된 사회에서 나타나는 진영 논리와 패거리 문화로 인해 우리는 내 집단에 점점 매몰되고 있다. 그로인해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음모론에 휩쓸려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산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퇴역군인으로 시카고 대학교 교수였던 윌리엄 H 맥닐은 동료 군인들과 함께 기계적인 행진 훈련을 반복 할 때 황홀경을 경험 했다며 “온몸에 스며들던 행복감은 지금도 뚜렷하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집단의례에 참여함으로써 온몸이 확대되는 기분, 온몸이 부풀러 올라 실제 보다 더 커진 기분이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도 끼리끼리 대화하며 세미나하고, 비슷한 사람끼리 소통하게 되니,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취하는 성향, 자신이 믿고 싶지 않는 정보에는 신경을 쓰지 않거나 외면하는 확증편향은 패거리 문화를 더욱 강화시키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찾아 나서고 그들과 교류하라.’ ‘진영에서 빠져 나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보라”고 강력히 권한다. 정치권에서부터 진영논리와 패거리 문화가 없어지는 세상, 진정한 선진국가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 같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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