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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2021년 01월 08일 [(주)문경사랑]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새해 새아침이 밝았다. 그러나, 예년처럼 가족과 함께 산에서 해맞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날 잠들기까지 해맞이를 어떻게 할지를 고민했었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다.

문득, 우리 집 옥상이 떠올랐다. 그래, 옥상이었다. 이층 옥상이라면 새해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을 보니, 해가 뜰 시간이었다. 옥상으로 올라갔다. 날씨는 맑았다. 해가 뜨는 동쪽을 향했다.

그때, 영강이 있는 동쪽 산등성이 너머에서 2021년을 걸어 올리듯 해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새해 새날의 새아침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새 해를 보면서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소망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바램들을 기도하였다.

비록 새해를 맞이하는 자리가 높은 산이 아니더라도 새해 첫날을 나름 의미있게 시작했다며 스스로를 격려했다. 어쩌면, 이 기도가 신축년(辛丑年) 한해를 지내면서 적지 않은 힘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며칠 전이었다. 우리 지역 대표 서예가인 경암 김호식 선생이 새해 경구(警句)를 카톡으로 보내 주었다.

“빙고조원(憑高眺遠)”

획이 많아 복잡한 글씨임에도, 날렵하면서 멋스런 예서체의 사자성어가 화면에 표구한 액자처럼 걸려있는 듯했다.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본다.” 라는 짧지만 명쾌한 풀이도 함께 곁들였다.

사실, 우리들이 높은 산이나 망루에 오르는 이유가 높이 오르면 멀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멀리 보면 자질구레한 주변의 것들에 얽매이거나 걸림 없이 대상을 바라 볼 수 있게 된다. 높은 곳에 올라 기대어 멀리 보면 우리의 마음은 넓어지고 관대해진다. 그때에 여유가 생긴다.

새해 해맞이를 위해 사람들이 산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멀리 보면서 우리의 마음이 넓어지고 관대해질 때, 그 마음을 비집고 들어오는 여유는 묵은 일상의 짐을 내려놓게 한다. 그때에 바라보는 일출은 우리의 소망을 이끌어 내는 간절한 기도가 되어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해 첫날 저 소박하고 낮은 옥상에서의 해맞이는 “빙고조원(憑高眺遠)”과는 거리가 멀다. 비록 그렇더라도 한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절대 반감되거나 다르지 않다.

얼마 전, 우리 지역 출신의 세계적인 한국화가 임무상 화백이 새해 격려문자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구상 시인의 “새해”라는 시도 함께 왔다.

“새해 새아침이 따로 있다드냐?
네가 새로워지지 않으면
새아침을
새아침으로 맞을 수가 없고

결코, 새날을
새날로 맞을 수가 없고

너의 마음 안의 천진(天眞)을
꽃 피워야
비로소 새해를
새해로 살 수가 있다.”

그랬다. 비록 높은 산이나 망루 또는 옥상에서의 해맞이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새로워지려는 마음이 있고 우리 마음 안의 순수무애(純粹無碍)한 천진(天眞)을 이끌어 꽃 피우려는 의지로 새해를 맞이한다면, 우리들은 새해를 새해로 살 수가 있는 것이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상황으로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해맞이 명소에서 새해 일출 행사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밝아오는 새해 신축년, 2021년을 누구나 할 것 없이 맞이하고 있다.

살펴보면, 우리가 맞이하는 새해 새아침은 구상 시인의 시처럼 특별히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빙고조원(憑高眺遠)의 마음으로 새롭게 소망하고 꽃 피운다면 올 한 해를 새해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는 모든 이들에게 건강과 행복, 그리고 행운이 가득하길 기도한다.

“창(窓)이 있는 덕승재(德勝齋)”에서.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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