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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처럼 살아라

2020년 04월 28일 [(주)문경사랑]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이른 아침, 평소 눈여겨보았던 책을 집어 들었다. 나태주 시인의 산문집이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이라는 시로 유명하다. 그는 충남 공주에서 풀꽃문학관을 운영하며 시의 소박함과 보편적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그가 지은 시 ‘풀꽃’은 짧고 간결하면서 사람들을 공감케하는 명시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책의 제목은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였다. 여러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첫 장의 제목이 ‘나처럼 살지 말고 너처럼 살아라’이다. 책의 맨 앞에 나오는 산문이기도 하다. 그는 시가 잘 쓰여지지 않을 때에 풀꽃을 자주 그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그림의 대상이 되는 꽃과 나무의 본질과 특성을 잘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그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나는 사물의 본질에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닿았다가 되돌아오곤 한다. 거기서 느낌이 생기고 모습과 소리가 따르고 또 몇 줄기 말씀이 눈을 뜨기도 한다. 그때의 그 황홀감이라니!”

예를 들면, 학교 운동장에 있는 플라타너스 두 그루 나무를 그린다고 하자. 나무들은 위로 뻗어 올라가다가 어느 지점에서는 서로 몸을 비켜서 삐뚜름히 자란 것을 알게 된다. 시인은 그것을 서로 햇빛과 바람을 고르게 나누어 받기 위한 나무들의 배려라고 한다. 그래서 나무들이야 말로 우리 인간들에게 양보와 겸손과 공생의 미덕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라고 표현한다.

요즘, 차를 타고 가다보면 연둣빛 신록에 감탄한다. 아마도 나무의 느낌이 가장 눈에 들어오는 때가 아닌가싶다. 그런데, 도로 가의 가로수들을 보면 가지가 도로 쪽으로 자라다가 일정하게 멈춘 것을 볼 수 있다. 두부의 한 면을 칼로 자르듯 가지들은 도로 밖으로 더 자라지 않은 것이다. 도로 위 차량의 안전을 위해 나무는 가지의 성장을 포기한 것이다. 시인이 말한 나무들의 양보와 겸손과 공생의 미덕이다.

우리 집 현관 계단 아래에는 작은 앵두나무가 자란다. 아직 한 키를 넘지 않지만 나무는 우리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매일 그 앞을 지나가지만 한 번도 가지가 길을 막거나 방해한 적이 없다. 나무는 순응하며 가지를 반대쪽으로 뻗어 스스로의 욕구를 자제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뭇가지는 베어지거나 그 자리에 있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앵두나무는 자신을 잃지 않고 우리와 함께 존재하고 있다. 우리집 작은 앵두나무 또한 양보와 겸손과 공생의 미덕을 매일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아닐 수 없다.

나태주 시인은 다른 비유와 함께 여기에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서로 조화를 이루어 어우러지되 부화뇌동하지 않고 서로 천박하게 닮지는 않는 것, 다시 말하면 화합은 하되 개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특히 어른들은 아랫사람들에게 ‘나처럼 해보라’고 가르치려 한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지식과 방법이 최선인양 그들에게 그것을 따르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그것이 최선인지는 알 수가 없다.

운동장의 플라타너스 나무가 그렇듯, 우리집 현관 아래 작은 앵두나무가 그렇듯 모든 존재들은 햇빛과 바람을 고르게 나누면서 양보와 겸손과 공생의 미덕으로 조화롭게 성장한다. 그래서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잃지 않고 본질을 지킬 수 있다.

‘나처럼 해보라’라는 말에는 오만과 독선이 전제되어 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너처럼 살아도 좋다’라는 존재에 대한 인정에서 출발한다. 그럴 때에 우리들 삶은 더욱 조화로우면서 풍요로워 질수 있을 듯하다.

이제 곧 결혼을 앞둔 아들에게, 나태주 시인이 오늘 아침 나에게 묵상처럼 전한 ‘나처럼 살지 말고 너처럼 살아라’라는 이 말을 하고 싶다.

바람이 몹시 부는 봄이다. 이제 마당의 당단풍나무는 제법 잎들이 풍성하다. 바람은 잠시 머물다 갈지를 고민하는 듯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저러다 잠잠해 질 것이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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