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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에 지은 절집

2020년 02월 11일 [(주)문경사랑]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산북면에 대한 글을 많이 쓰던데….”

언젠가 친구가 하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지난 글들을 읽어보았다. 과연 그 친구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산북큰마을에 대해 자주 글을 쓴 이유가 무엇일까.

얼마 전, 산북면사무소의 현황판에는 면(面)을 대표하는 문화재, 특산물 등이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가 하나고 보물이 여섯 점이 있다. 그리고 장수황씨 종택에 있는 탱자나무인 천연기념물도 최근에 지정되었다.

우리 문경시에는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가 두 점이고 보물은 열두 점에 이른다. 그 중에 국보 하나와 보물 여섯 점이 봉암사에 있다. 나머지는 모두 산북큰마을에 있다.

이렇듯 산북큰마을에 문경시의 국가지정문화재 수가 반(半)이나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문화재가 보관되어 있는 장소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문화재들은 산북면 내화리 삼층석탑(보물 제51호)을 제외하고는 대승사와 김용사에 모두 있다. 우리들은 유서 깊은 전통사찰들이 자연 경관이 뛰어난 명산 등에 대부분 위치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산북큰마을은 자연경관이 훌륭하여 어느 곳보다 전통문화가 뿌리 깊은 고을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산북큰마을이 캐치 프레이즈(catch phrase)로 ‘문화산촌’임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겠다.

김용사는 운달산에 자리하고 있는데 절 입구에서 만나는 문은 보장문(寶藏門)이다. 그리고 곧 사천왕상이 좌우로 시립해 있는 천왕문(天王門)에 들어서는데 보제루 옆 계단을 올라가면 비로소 법당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법당 아래에는 스님들의 강설과 참선 공간인 설선당(說禪堂)과 신도와 스님들의 공양 및 휴식 공간인 해운암(海雲庵)이 있다.

대웅전 앞 절 마당에는 괘불지주가 두 개 세워져 있다. 괘불(掛佛)은 야외에서 법회를 할 때 부처를 그린 큰 그림을 걸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말한다. 높이 9.47미터, 너비 7미터에 이르는 대형 작품으로 1703년(숙종29년)에 제작되었다. 영산회괘불도(靈山會掛佛圖)라는 이름으로 현존하는 괘불탱화로서 비교적 오래되었고 보존 상태 또한 양호하다고 한다. 대웅전 안 불상 뒤편 괘불함에 있으며 보물 제1640호다.

또 하나의 보물은 예불 의식 때 사용되는 동종(銅鐘)이다. 이는 조선 현종11년(1670)에 승려 사인(思印)에 의해 제작되었다. 보물 제11-2호다. 특이한 것은 사인 스님이 제작한 동종이 현재 전국에 8점이 남아 있는데 모두 보물로 지정되었다. 안타깝게도 김용사 동종은 김천 직지사 성보박물관에 있다.

직지사에는 우리 지역의 석탑이 또 있다. 보물 제606호와 607호로 지정된 도천사지 삼층석탑 3기가 대웅전과 비로전 앞에 있다. 우리 지역의 탑이 이곳에 옮겨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용사 동종은 우리 지역의 문화재로 등록되어 소개하면서도 이 도천사지 삼층석탑은 우리 지역의 문화재에서 빠져 있다.

법당 마당 안쪽에 노주석 두 개가 괘불지주와 함께 옛 영광의 흔적인양 남아 있다. 푸른 하늘을 쳐다보았다. 구름이 괘불처럼 하늘에 걸려 있었다. 저 구름이 닿는 즈음에 김용사의 산내 암자인 양진암과 금선대가 있음을 알고 있다.

양진암, 산 높은 곳에 저와 같은 암자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구름이 눈 아래 지나는 듯한 모습들이 여유롭게 보였다. 비록 척박하겠지만 수행할 수 있는 적정처가 아닐지 모르겠다. 금선대도 마찬가지다. 금선대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지었다고 하는데 김용사가 처음 시작된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운달조사의 득도처라는 설이다. 천년 고찰인 셈이다.

문득, 김용사를 품은 운달산(雲達山)이 아마도 구름 위에 지은 이들 절집에서 이름 붙어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맑은 운달계곡을 따라 내려왔다.
아니, 문화산촌 산북큰마을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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