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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寶物)

2020년 01월 21일 [(주)문경사랑]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우리 문경에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문화재가 그렇듯이 우리 문경의 보물도 전통사찰의 탑(塔)과 동종(銅鐘), 불상(佛象) 등이 많다. 봉암사와 대승사 그리고 김용사 등에 보존되어 있다.

특히, 봉암사에는 보물들이 가장 많다. 신라 헌강왕 대에 세워진 지증대사탑과 고려 전기에 세워진 ‘봉암사 정진대사탑 그리고 그 탑비가 있다. 탑 형식의 건축물인 극락전과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또한 보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보물 제169호인 봉암사 삼층석탑이다. 9세기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이 탑은 우리나라 삼층석탑의 전형이랄 수 있다. 천 년 세월의 거센 풍화와 환란에도 처음 세워진 형태 그대로이다. 이렇듯 봉암사 삼층석탑의 가장 큰 가치는 탑의 머리에 해당되는 상륜부가 온전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불교에서 탑은 부처를 상징화하고 있다. 탑의 몸에 해당하는 탑신부는 부처를 모시는 집과 같다. 그래서 지붕돌과 몸돌로 구성하고 이를 장엄하기 위해 층층(層層)을 이루었다.

상륜부는 그러한 장엄의 최절정이다. 상륜부는 노반(露盤)에서 시작한다. 노반 위의 연꽃 대좌인 앙화(仰花)는 부처를 상징하는 다섯 개의 원형 보륜(寶輪)을 받치고 있다. 보륜 위에는 해를 가리는 우산 겪인 보개와 용차, 보주 등이 원만하고 날렵한 여성적 아름다움으로 극치의 장엄을 이루고 있다. 그 상륜부의 장엄은 지붕돌과 몸돌 그리고 기단으로만 만들어진 무뚝뚝한 듯 멋없는 남성적인 탑을 세련된 여성적 아름다움이 혼재된 미적 가치로 치환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륜부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석탑은 몇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저 봉암사 삼층석탑의 상륜부는 정말 그 가치가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이 그 시대 탑의 형태와 아름다움을 유추하고 짐작할 수 있는 까닭은 순전히 저 봉암사 삼층석탑 때문이다.

탑은 세월에 의하여 어지간히 다듬어지고 길들여졌다. 화려했던 것은 사치스럽지 않고, 원래 검박하였던 부분들은 여전히 누추하지 않다. 기세 좋게 하늘 높이 솟았으나 거슬리지 않고 낮추어 앉은 듯 정숙하고 고아하다.

우리지역의 대표적 사진작가이면서 한국사진작가협회 문경시지부장인 윤태영 씨는 봉암사 풍경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그가 찍은 사계절의 풍경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눈 오는 날 탑 주변을 빗자루로 쓸어내는 스님의 모습을 담은 봉암사 삼층석탑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등(燈)을 밝힌 금색전을 배경으로 밑에서 올려보는 석탑의 모습이다. 고요하고 한적한 선사의 풍광이 그림 같다. 그는 탑만을 찍은 것이 아니고 봉암사 삼층석탑에서 느껴지는 마음들을 담아내었다.

산북면 내화리에도 석탑이 있다. 삼층 지붕돌과 노반이 하나로 연결된 형식이다. 화장사지로 추정되는 옛 절터를 지키고 있는 보물 제51호이다.

저 멀리, 김천 직지사에도 우리 문경의 탑이 있다. 1974년 겨울 산북면 웅창리 도천사지의 석탑 3기가 직지사로 옮겨진다. 금천을 바라보며 천 년을 기다려온 그 탑은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고향을 떠난다. 그리고 이듬해 보물로 지정되었다.

봉암사 삼층석탑이 “가장 완벽한 상륜부의 미”로 특징된다면 도천사지 삼층석탑은 같은 장소에서 3기의 석탑을 세운 보기 드문 유례이다. 이 석탑까지 포함하면 사실 우리 문경의 보물은 기존의 열 두 개가 넘는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우리의 문화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치롭게 여기는 마음이라면 숫자에 연연할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우리 지역의 문화재에 관심을 더 가져볼 일이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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