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4-03 오후 06:30:29

                   독자칼럼자유기고게시판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독자투고

직거래장터

자유게시판

결혼

부음

뉴스 > 독자칼럼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참 좋은 당신

2019년 12월 20일 [(주)문경사랑]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어느 날 방안에 놓여있던 시집(詩集) 한권이 눈에 들어왔다. 책표지에 낯익은 이름이 보였다. 오지여행가이면서 국제구호전문가로 유명한 한비야님이었다. 그녀의 서평이 짤막하게 적혀있었다.

“시는 부드럽고 힘이 세다”

무언가 당겨지는 느낌이 있어 시집을 손에 들었다. 앞장의 첫 시가 바로 읽혀졌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님의 시였다. 늘 그렇듯 시인의 시는 섬진강과 닮아 있다. 그의 시들은 그냥 흘러간다. 굽이치고 비틀리지 않고 그냥 흘러간다. 그러다 비를 만나면 강과 함께 그냥 강물이 되는 그런 시다. 햇빛을 받으면 강 전체가 빛으로 반사되는 그런 시다. 시의 제목이 ‘참 좋은 당신’이었다.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듯.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시인이 말하는 ‘참 좋은 사람’은 누구일까. 고향의 초등학교 교사였던 시인을 찾아와 지금의 우렁각시가 되어 준 아내였을까. 누구에게나 ‘참 좋은 당신’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익은 연치(年齒)쯤 되면,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안겨주었던 아내와 남편 외에 누가 또 있을까.

“퇴직을 하면 평생 몸담았던 문경시를 위해 장학금을 기부하자고 약속했어요.”

남편은 평생을 문경시 공무원으로 재직하였다. 그리고 문화예술회관의 관장으로 공직을 마무리하였다. 어릴 때부터 서예에 재능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결혼 후에도 붓글씨를 썼다. 그러던 그가 서각(書刻)에 마음을 뺏긴 것은 십여 년 전이었다. 처음에는 취미처럼 하였으나 언제부터 집중하기 시작했다. 휴일이면 서울로 배우러갔고 지역의 ‘솔가실 전통서각원’에서 서각인들과 함께하고 집에서도 작업에 몰두하였다.

실력과 함께 대외활동도 활발했다. 사단법인 한국전통서각 예술협회 대구경북지부장을 맡고 초대작가가 되기도 하였으며 여러 대회의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하였다. 지역의 병암정 편액 문화재복원 등 각종 복원사업에도 참여하였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서각대전을 비롯한 권위 있는 대회 등에서 우수상을 비롯하여 수십여 회의 수상을 하였다.

남편은 행복해 하였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2년 전쯤이었다. 그는 퇴직을 하면 문경시를 위해서 장학금을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아내에게 전했다. 마침 문경시 문화해설사로 지역문화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던 아내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들에게 행복의 터전을 마련해 준 문경시에 보답하는 길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에서 ‘참 좋은 당신’을 다시 이렇게 표현하였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맑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사랑의 불가로 가만히 불러내어 맑고 환한 빛으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던 ‘참 좋은 당신’인 남편은 지난해 말 그녀의 곁을 떠났다. 2년 전 그때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아내 김선영 여사는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수익금의 일부를 문경시 장학기금으로 마련하는 ‘서각특별전’을 열기로 했다. 그리고 늘 곁에 두어온 참 좋은 당신인 ‘단현(單玄) 박종덕(朴宗德) 전)문화예술회관장’의 이름으로 새겨진 작품 100여점을 세상에 내어 놓았다. 다가오는 12월 19일(목)부터 21일(토)까지 3일간, 장소는 문경문화예술회관 전시실이다.

이제 시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010-9525-1807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문경사랑.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문경사랑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문경사랑

 

이전 페이지로

전체 : 0

이름

조회

작성일

전체의견보기(0)

 

이름 :  

제목 :  

내용 :  

 

 

비밀번호 :  

 

!!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등 법률 및 신문사 약관에 위반되는 글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인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으며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실시간 많이본 뉴스

 

천리마와 백락

체중이 빠지고 감기가 오래가면 결..

붉은 비단에 싸인 네 부처

제4차산업혁명 시대 (68): 고성능 ..

현명한 경제 살리기를 위해

코로나19와 건강관리법

거안제미(擧案齊眉)

21대 국회의원선거 상주시-문경시 ..

점촌 랜드마크 내 미나리구이터 ‘..

김지훈 재경문경시향우회 명예회장 ..

창간사 - 연혁 - 조직도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구독신청

 상호: (주)문경사랑 / 사업자등록번호: 511-81-13552 / 주소: 경상북도 문경시 점촌2길 38(점촌동) / 대표이사: 황진호 / 발행인 : 황진호 / 편집인: 황진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진호
제호: 인터넷주간문경 / 등록번호: 경북 아00151 / 종별: 인터넷신문 / 등록일 2010.10.28 / mail: mginews@daum.net / Tel: 054-556-7700 / Fax : 054-556-9500
Copyright ⓒ (주)문경사랑.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