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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결혼식에서 한 이야기

2019년 11월 29일 [(주)문경사랑]

 

 

↑↑ 김정호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호서남초 총동창회장

ⓒ (주)문경사랑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아버지와 딸의 친근한 관계를 엘렉트라 콤플렉스로 심리학에서는 설명하고 있는데, 지난 11월 16일 딸이 결혼하는 날까지 시원함과 아쉬움, 양가감정의 미묘함이 쌓였었고, 딸이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하겠다고 예비사위랑 덕담을 부탁했을 때 무슨 말을 하여야 할까 고민하다가 아래와 같은 인사말을 작성하여 낭독하였다.

결혼을 준비하는데 집사람과 딸이 수고하였지만 하객의 인원수를 예측하는 것과 청첩의 대상이 힘들었다. 그날은 내가 꼭 가야할 고향친구의 결혼식이 3건이나 있어 학자로서 행정 분야의 미래를 예측하는 델파이 기법에는 지자체와 언론사에 답한 적이 많지만 인원수 하나 예측 못 하는 내가 당황스러웠다.

결혼식에서 한 인사말을 기념 삼아 옮겨 보지만 개인의 이야기를 공론의 장에 올리는 게 과연 괜찮을까 하는 고민도 하였다. 그렇지만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라며, 이하 결혼식 덕담의 전문입니다.

몇 달 전 딸이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하겠다고 했을 때 집 사람이 혹시 아빠가 마이크 잡고 싶어 그런 거 아니지? 라는 질문을 딸에게 하였습니다. 직업이 선생이다 보니 떠드는 게 습관이 되어 버린 저이지만 딸에게 그런 부탁을 하지는 않았답니다.

그런데 덕담을 하려면 2분 내로 하라는 걸, 3분 내로 끝내겠다고 집사람에게 양해를 구하여, 혹 원고 없이 하면 시간이 지나칠까 하여 3분 내로 정확히 끝내기 위해 원고를 보고 하겠습니다. 직업상 제자들의 결혼식에 여러 차례 주례를 선적이 있지만 오늘이 유독 떨리는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엄마를 닮았으면 미인이었을 텐데, 아빠를 닮아서라는 처가 어른들의 말씀에도 ○○이는 이 세상에서 제게 제일 예쁜 딸이었습니다. 제가 김천대학교에 내려가 혼자 있던 ○○이의 어린 시절에도 아빠 식사 제때 했냐고, 날씨가 쌀쌀한데 감기 걸리지 않도록 하라며 매일 같이 전화하던 살갑던 딸이 이제 믿음직한 사위를 만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사위는 ○○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촬영 전공으로 딸은 같은 대학 연기학부 연기전공으로 2012년 단편영화를 촬영하며 감독과 배우로 첫 만남을 갖고 7년을 사귀어 왔답니다. 사위는 현재 VR, 가상현실 관련 영상 작업을 하는 회사로 이 분야에서 알려진 ○○○○의 중견 간부로 일하고 있답니다.

딸은 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강남에서 연기학원 선생님으로 있다가 본인의 꿈을 쫒아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일하고 있습니다. 연극배우가 된 후 제가 기죽지 말라고 체크카드를 줬는데 이제 능력 있는 신랑을 만났으니 신혼여행 다녀오면 체크카드는 회수 할까 합니다. 그러나 저 출산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제게 손자나 손녀를 보는 기쁨을 준다면 다시 체크카드를 선물하겠습니다.

이제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고, 양보하고, 다투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꼭 한 이불을 덥고 자기를……, 그리고 건강관리 잘하고, 화목한 가정으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두 사람은 이제 한 지붕아래 새 살림을 할 수 있는 사회적인 공인과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축복을 받게 되었습니다.

시들해지는 일상의 반복을 다시 일깨워 살려 내는 것 그것이 바로 살림이라는 말입니다. 결혼생활은 죽음의 반대어인 살림입니다. 눈부시게 밝은 아침 문득 눈을 뜨면 바로 옆자리에 누가 누워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행복이라고 부릅니다. 두 사람이 새 살림으로 부디 행복하세요. 그러면 양가 부모님과 친척들 그리고 친구와 여러 팬들이 행복하니까요.

그리고 이 자리에 전국에서 ○○군과 ○○양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와주신 하객 한분 한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또한 사돈어른께도 자식을 통해 얻은 두 집안의 인연에 대해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배려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는 부탁으로 덕담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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