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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계곡

2017년 05월 31일 [(주)문경사랑]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친구에게서 책을 선물 받았다. ‘꽃의 계곡’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책의 표지에는 이름 모르는 푸른 야생 꽃이 그려져 있었다.

문득, 지난 찻사발 축제 기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축제장에서 책을 선물해 준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그리고 며칠 뒤 저녁을 함께 하자는 연락이 왔다. 평소 주간문경에 연재되는 칼럼을 읽고 가끔 격려를 해주곤 했었다. 반갑게 자리를 함께 했다.

우리 지역에서 도예를 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는 강원도 묵호가 고향이다. 얼마 전, 그로부터 자신이 직접 탈고(脫稿)한 ‘묵호’라는 제목의 자전적 소설 원고를 받았었다. 곧 책을 출간할 예정이니 한 번 읽어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때까지 다 읽지 못하여 양해를 구하려고 했다. 그때 친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참, 무제가 작년에 책을 번역해서 출간했어.”

김무제. 그는 경북도청에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이다. 문경시청에도 있었다. 그가 번역하였다는 책이 궁금하였다. 그는 웃으면서 책을 선물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때의 약속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해외 산악전문도서를 출간하는 하루재클럽에서 출판하였다. ‘꽃의 계곡’은 인도의 서부 히말라야 뷴다르 계곡에 위치해 있다. 1980년 인도 정부가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고 2005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책의 저자는 영국 출신의 프랭크 스마이드(Frank S. Smythe)이다. 유려한 글 솜씨와 명상적인 등산과 함께 많은 저술을 남겼다. 그는 세계의 산악인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저명한 산악인이었다. 저자는 1937년 이곳을 넉 달 간 등반하면서 산꽃과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지역의 풍물과 기후, 원주민의 문화 등을 이 책에 담았다.

일반적으로 번역서가 지닌 단점의 하나가 원문에 충실하다보니 건조하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서적의 경우에 자주 등장하는 전문용어로 독자들이 지치곤 한다. 이 책도 산악 전문도서이기 때문에 등산용어가 적지 않게 나온다. 더구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꽃 이름이 상당하다. 이와 같은 전문용어는 독자보다 번역자를 더 힘들게 할지 모른다.

“한 장도 빼지 않고 꽃 이름이 나오는데 원예를 모르는 나로서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번역 후기에서 어려움을 토로한 그의 말이다. 그는 1999년에 이 책을 원문으로 읽었다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기존의 등산 책과는 다른 묘한 매력을 조금씩 알게 되었고, 작가의 동양적인 사고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 그리고 감상적인 느낌에 공감하면서 번역이 행복하였다고 밝혔다. 책을 읽고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번역하였다고 했다. 긴 세월 때문일까. 조급하거나 시간에 쫓김이 없기에 그의 글은 세밀하면서 군더더기가 없고 자연스럽다.

그는 우리 지역에서 산악활동에 열심이었던 산악인이었다. 지역의 대표 산악회인 산들모임과 조령산악구조대에 있었고 등산학교에서는 암벽등반을 익혔다. 2006년에는 해외 원정 등반까지 마치기도 하였다.

어쩌면 이 책을 번역할 수 있었던 것도 산에 대한 열정과 글쓰기에 대한 그리움이 누구보다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을 선물 받고 친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우리 지역 곳곳에 뛰어난 고수(高手)들이 많다는 ‘문경도처유상수(聞慶到處有上手)’가 어긋나지 않은 사실임을 확인하였다는 말을 덧붙였다.

참, 또 다른 한 명의 상수가 기다리고 있다. 도자기를 하는 친구가 쓰고 있는 ‘묵호’라는 소설이 공전(空前)의 히트가 되어 우리나라 대표 소설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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