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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想》…사필귀정(事必歸正)

2009년 12월 24일 [(주)문경사랑]

 

김안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이탈리아의 갈릴레오(Galileo Galilei, 1564~1642)는 천문학자로서 지동설(地動說)을 주창한 사람이다. 그는 1633년 6월 22일의 종교재판에서 다시는 그런 주장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풀려 나오면서 혼자 말로 “지금도 지구는 돌고 있다(Eppur Si Muove)”라고 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는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파문(破門)을 당하고 유폐생활을 하다가 죽었다.

그가 사면이 되어 다시 복권이 된 것은 그가 죽은지 350여년이 흐른 20세기 말이었다.

조선조 세종대왕(世宗大王)의 맏 손자인 단종(端宗)은 12세이던 1453년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인 수양대군(首陽大君)에 의해 1455년에 쫓겨나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降封)되어 강원도 영월(寧越)에서 유폐생활을 하다가 16세 되든 해에 피살되고 말았다. 그가 다시 왕위로 추복(追復)되고 묘호(墓號)가 단종으로 명명된 것은 사후 200년이 흐른 숙종(肅宗) 때 와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정과 사회와 국가의 역사 속에서 누명과 강압과 억지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과 잘못 왜곡된 사건은 한 없이 많았고,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데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바른 데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말이면 이해가 되지만 바른 데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는 말이면 승복이 잘 되지 않는다.

역사에서 보나 현실에서 보나 모든 일이 반드시 바른 데로 돌아가지만은 않으며, 특히 짧은 기간에는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살아 생전에 당한 누명이나 억을함이 죽을 때까지 벗겨지지 않고 죽고 나서 수 십년 내지 수 백년 후에나 옳게 밝혀져 바른 데로 귀결된다고 할 때, 그 당사자에겐 무슨 의미와 보람이 있겠는가? 사불범정(邪不犯正)이란 말도 있다.

사악함은 정당함을 범할 수 없고 또 이길 수 없다는 뜻이다.

과연 어느 시대, 어느 지역, 어느 사건에나 반듯이 그러한가? 사악함이 정당함을 능가하고
오랫동안 지배하는 경우가 자주 있고 많이 있다.

북한의 김일성이가 사망했을 때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고 후련해 하였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전쟁을 이르켜 100만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갔고 동족상잔의 참상을 초래한 장본인이 어찌 그렇게 천수를 다 하고 자연사로 죽었단 말인가? 너무 불공평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나는 속 상하고 억울해 했다.

사필귀정도 사불범정도 매우 정의로운 말이고 또 그렇게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하늘이 이를 주관하여 그렇게 되도록 힘써 주어야 함이 가장 바람직하고 확실하며 공평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하늘이 없거나 있어도 그런 작위를 해 주지 않는다면 우리 인간이 우리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힘써야 하지 않을까 한다.

법률과 도덕과 종교의 힘을 빌려 사(邪)가 정(正)을 범하지 못하고 악(惡)이 선(善)을 이기지 못하며 인간사회의 모든 일들이 정도와 순리로 귀착되도록 이끌어가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갈망하는 지상낙원이자 이상향인 것이다.

편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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