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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세상읽기(18)-일본-사할린-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한다 (2)

2020년 11월 06일 [(주)문경사랑]

 

 

↑↑ 강성주
전 재경문경시향우회장
전 포항문화방송 사장

ⓒ (주)문경사랑

 

동북아 해저 터널과 관련해서는 한국 서해안의 인천, 평택, 군산에서 중국 산동반도 웨이하이(威海)를 잇는 360~380km길이의 한-중 해저터널도 있다. 또 목포와 제주도를 잇는 해저터널도 있다. 167km 거리를 이어 날씨와 관계없이 KTX를 타고 제주도를 오갈 수 있다는 환상적인 내용이다. 문제는 십조 원 단위에 달하는 공사비와 10~20년씩 걸리는 공사 기간이다.

실제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53.9km의 세이칸(靑函)터널은 1961년부터 건설에 들어가 1988년에 개통됐다. 해저터널로는 세계 최장이다. 수심 140m인 쓰가루(津輕)해협의 지하 100m에 터널을 만들었는데, 해저 구간이 23km, 육상 구간이 30km로 당시 화폐 가치로 9천억엔(12조원)이 소요됐다.

또 유럽 대륙(프랑스)과 영국을 잇는 영불해협의 채널터널도 나폴레옹 때부터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1986년에 착공해 1994년에 완공됐다. 총 길이 50km로 해저 구간이 38km이다. 이 공사비도 150억 달러(20조원)에 육박한다.

비운(悲運)의 땅, 사할린

다음, 만주어로 “흑룡강 맞은 편에 있는 섬”이라는 뜻을 가진 사할린 연결 문제다. 일본 홋카이도 북쪽에 위치한 사할린 섬은 남북 길이 948km, 최대 폭 160km, 면적은 72,500㎢에 50만명 정도가 거주하는(2010년 조사) 러시아 최대의 섬이다. 대대로 몽골계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청나라도 관심을 가졌으나 러시아, 일본, 청 등 모두 큰 애착을 보이지 않았다.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제국(帝國)들의 식민지 개척이나 땅 따먹기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방치되던 사할린에도 주인이 생겨난다.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마쓰마에(松前)번이 1821년 바다 건너 사할린 남쪽 지역으로 주민들을 보내 개척에 들어간다. 1853년 제정러시아가 사할린이 자기 땅이라고 선언하지만 일본도 영유권을 주장해, 두 나라의 ‘공동(共同) 관할지역’이 된다.

그러나 러-일 두 나라는 오랜 협상 끝에 1875년 사할린섬은 러시아 영토, 쿠릴열도는 일본 영토로 합의한다. 그러나 30년 뒤인 1905년 러-일 전쟁에서 이긴 일본은 사할린을 북위 50도선으로 나눠 남쪽 지역 36,090㎢를 러시아로 부터 빼앗는다. 그리고 이 땅을 ‘미나미가라후토’(남화태,南樺太)라고 부르면서 행정관청을 설치하고 일본 땅으로 굳힌다.

일제 시절 살기 힘든 우리 선조들은 만주로, 미나미가라후토(사할린)로 떠난다. “사할린 광부가 돈을 많이 번다”는 일제의 꾐에 넘어가 1930년대 말이 되자 15만명 가량의 조선인이 거주했다. 그러나 1945년 2차 대전에서 일본이 패배하면서, 사할린과 쿠릴 열도 모두 소련 땅이 된다. 일본인이 사할린에서 물러갈 때, 일본은 우리 탄광근로자들을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일본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일본의 얍삽한 근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조국이 해방됐으나 남쪽의 미군도 북쪽의 소련군도 사할린 동포들을 챙기지 않았고, 분단에 이어 6․25전쟁이 터지자 이들은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된다. 위정자들의 잘못으로 나라가 망하면 불쌍한 사람들만 골병이 들고 억울한 죽음을 당한다. 지금도 3만명 가까운 근로자와 후손들이 사할린에 살고 있다.

러시아, 수시로 사할린 연결 발표

러시아는 수시로 사할린을 철도로 연결하자고 일본측에 말한다. 거의 몇 년에 한 번씩이다. 최근에도 지난 9월 말, 러시아는 2035년 완공을 목표로 사할린과 본토를 잇는 철도 교량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본토 쪽에서는 폭 7km인 타타르해협을 교량이나 터널로 연결하면 되지만, 일본 홋카이도 쪽에서는 폭 42km의 소야(宗谷)[라 페루즈]해협을 연결해야 한다. 일본은 이미 혼슈(本州)와 홋카이도를 세이칸터널로 이은바 있어 교량이든 터널이든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지만 정치적인 문제가 있다.

마치 남북한이 1953년 휴전(休戰)협정을 맺고 전쟁을 쉬고 있는 것처럼, 일본의 항복으로 2차 대전은 끝났지만[終戰], 일-러는 아직 ‘평화협정(平和協定)’을 맺지 못한 상태이다. 두 나라 사이에 영토(領土) 등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있다. 바로 홋카이도 북쪽 쿠릴열도(Kuril 列島)의 60여개의 섬 가운데 제일 남쪽 섬 4개의 영유권이 미해결 상태이다.

지금 남북한은 휴전 상태를 끝내고 종전협정(終戰協定)이 아니라 그 전 단계인 ‘종전 선언(宣言)’이라도 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게 못하고 있는 것처럼 일-러도 답답하다. 일본은 1956년 ‘일-소 공동선언’을 통해 “평화조약 체결 후 쿠릴열도의 하보마이(齒舞群島)와 시코탄(色丹島) 두 섬을 일본에 인도하기로 합의”하고 국교를 회복했으나, 평화조약은 아직 맺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반대 때문이다. 미-소 냉전이 심각했던 그 시절 미국은 “만약 일본이 소련과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미국은 점령중인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하지 않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1972년 오키나와를 미국으로부터 돌려받았지만 아직 러시아와 평화협정을 맺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동맹국이지만 현실은 그렇다.

지난 8월 말 아베가 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 “소련과의 영토 문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석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몹시 가슴 아프다고 한 말이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국내 정치도 복잡하지만 국제정치는 더 어렵다. 국제정치는 힘과 국익(國益)이다. 문재인 정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중국과 소련보다도 미국과 일본을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 누가 힘이 세고, 누가 우리 편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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