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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수학자인가?

2020년 02월 11일 [(주)문경사랑]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우주만물이 우연하게 저절로 생겨나서 진화해 왔다는 자연발생설(自然發生說)에 따르면, 변화의 과정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점차 안정되고 조화로우며 균형된 상태로 수렴되어 왔던 것이다.

이 가운데 스스로 일정한 원리와 법칙이 형성되었으며, 만물의 영장(靈長)인 인간은 지능의 발달과 함께 자연 속에 내재된 이들 원리와 법칙을 찾아 어떤 형태의 수식과 도형으로 표현하게 되었으니, 이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발명(發明)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신(神)이 이 우주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창조설(創造說)에 따르면 여기에는 신에 의한 계획성과 필연성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신은 사전에 필요한 원리와 법칙을 만들고 철저한 계획과 일정표를 수립한 다음에 거기에 맞게 우주를 창조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인간들이 이들 법칙과 공식을 찾아냈다면 이는 발명이 아니라 신의 것을 발견(發見)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數學)은 수(數)와 양(量) 및 공간의 도형에 있어서의 여러 관계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산수, 대수학, 기하학, 삼각법, 확률론, 집합론 등을 총칭하고 있다. 기원전 2천년 경부터 문자와 함께 나타난 수자의 활용으로 수학은 계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자연과학은 물론 사회과학에서 널리 원용되어 왔던 것이다.

대수학과 기하학으로 별개로 발전해 오다가 16세기의 해석학(解析學)의 출현으로 양자가 결합되었고, 유클리드(Euclid) 기하학은 비유크리드기하학으로 진전되었으며, 18세기에 와서는 시간을 네 번째 차원으로 삽입한 사차원의 세계가 열렸던 것이다.

세계 최고의 수학자로서 일찍이 지렛대의 원리와 원주율(圓周率)을 밝힌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287~212 B.C.)는 처음으로 ‘신은 수학자’라는 개념을 주장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와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는 세상의 존재 자체와 우주에 수학적 규칙성이 있다는 사실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탈리아의 수학자 겸 물리학자인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는 수학은 우주의 언어이고 신은 실로 수학자였으며, 따라서 신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자연을 설계했다고 설파했다.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로서 힘의 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미적분을 창안한 뉴턴(Isaac Newton, 1642~1727)도 창조주인 신이 수학의 지배를 받는 물리적 세계를 만들었고 인간은 거기에서 수학을 발견했다고 설파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스위스의 물리학자인 베르누이(Daniel Bernoulli, 1700~1782)는 아무리 우연처럼 보이는 현상이라도 어쩔 수 없이 필연이고 숙명이라고 피력하였다.

마리오 리비오(Mario Livio)라는 미국의 천체물리학자는 2009년에 ≪신은 수학자인가?(Is God A Mathematician?)≫라는 저서를 발간하였다. 그는 이 의문에 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소개하면서도 정작 저자 자신의 결론은 내리지 않은 채 모호하게 끝을 맺으면서, 다음과 같은 견해를 술회하였다.

“수학이 우리 우주를 모든 방향에서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과학자들은 수학적으로 다루기 적합한 문제만을 골라 연구를 해온 것이다.”

일찍이 그리스의 철학자였던 플라톤(Platon, 427~347 B.C.)은 “억겁의 세월이 흐른 뒤에는 모든 것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 갈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신이 존재하고 그리고 그가 우주를 창조했다고 하면 확실히 그는 위대한 수학자일 뿐만 아니라 물리학∙화학∙생물학∙의학∙천문학 등의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가였으니, 실로 전지전능한 절대자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주는 주인 없는 공허함 그 자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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